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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11일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고 김형곤의 영결식이 13일 오전 서울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됐다.

오전 7시부터 대한민국 희극인장으로 열린 영결식은 엄용수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코미디지부장이 고인의 약력을 낭독하면서 시작돼 동료 및 후배 코미디언들의 추도사로 이어졌다.

박준형은 추도사에서 "선배님이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에서 '잘돼야 할텐데 잘될 턱이 있나'를 하실 때 따라하다가 턱이 아팠던 준형입니다"라며 "선배님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고 부끄러움 없는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울먹였다.

고인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던 김한국도 "친구야, 한방에서 같이 자며 아이디어 짜던 것 생각나냐, 뭐가 급하다고 먼저 가는가"라며 동료이자 친구를 떠나보내는 슬픔을 표현했다.

이어 추도사를 맡은 이용식도 "어르신들이 '내가 형곤인지 네가 용식인지 헷갈려' 하며 웃으셨는데 너는 떠나고 나는 남아 이제 다 알게 되셨구나"라며 "하늘나라에서 주일이 형과 종철이를 만나 하고 싶은 코미디 많이 많이 해라"라고 흐느꼈다.

추도사가 끝난 뒤 '탱자 가라사대'와 '꽃피는 봄이오면'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 고인이 생전에 혼신을 다해 만들었던 코미디 코너가 화면을 통해 5분여간 방송됐으며 유족과 조문객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 분향하며 고인의 갑작스런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코미디언 이상해·김학래·김미화·이경규·이홍렬을 비롯해 수많은 후배 코미디언과 고인이 정치활동 시절 인연을 맺었던 이인제 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영결식이 끝난 뒤 식장에서 노제가 치러졌다. 전날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모른채 영국에서 귀국해 소식을 접한 아들 도헌군이 미소 가득한 아버지의 영정을 들었고, 후배 이경규가 위패를 들었다.

운구차는 영결식장을 떠나 생전에 고인이 방송활동을 펼쳤던 여의도 KBS와 MBC 건물을 한 바퀴 돈 뒤 가톨릭 의대를 찾는다. 이 곳에 고인의 시신을 기증하고 유품을 경기도 고양시 청아공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자신이 웃음을 줬던 수많은 사람들의 흐느낌을 뒤로 하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사 코미디의 1인자 김형곤은 이렇게 이승과 작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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