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와대행정관, 수뢰혐의 긴급체포

아태재단 재직 시절 D건설사로부터 1억5천만원 수수

등록 2002.04.22 16:41수정 2002.04.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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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대검 중수부(부장 김종빈 검사장)는 임정엽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3급)이 지난 99년 고양시 소재 D건설 김희정 사장으로부터 군부대의 건축허가 동의를 얻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르면 오늘(22일) 저녁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검찰에 따르면, 임 씨는 아태재단 행정실장이던 지난 99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김희정 사장으로부터 파주시 교하면의 아파트 건축과 관련해 군부대의 동의를 얻어주는 대가로 1억 5천만원을 받았으나, 군부대의 동의는 얻어내지 못했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의 자금관리인이며 홍업 씨를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김성환 씨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검찰은 김성환 씨의 계좌를 추적하던 중 김 씨와 임 씨가 수차례에 걸쳐 5억원 정도를 수표로 주고받은 것을 확인했다. 이 수표의 일부는 D건설에서 발행된 것이었다. 지난 10일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조사를 받았을 때 임 씨는 김성환 씨와의 돈 거래는 단순한 채무관계라고 주장해 귀가했었다. 임 씨는 어제(21일) 밤 전주에서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김성환 씨가 이번 D건설의 청탁과 관련해 임 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계속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유종근 전북 지사의 비서관으로 일했던 임 씨는 99년 8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아태재단 행정실장으로 근무했으며, 그 뒤 청와대로 옮겼다. 임 씨는 지난 19일 민주당의 완주군수 후보로 뽑혔으며 선출 다음날인 20일 청와대에 사표를 냈다.

아태재단과 청와대는 임 씨 사건으로 더욱 곤경에 처하게 됐다. 아태재단은 이수동 전 이사가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 명목으로 이용호 씨에게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 김홍업 씨에 대한 의혹이 커지면서 활동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특검이 이 전 이사 집에서 입수한 언론개혁과 정권재창출 관련 문건들도 아태재단에서 만들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아태재단은 지난해 12월 황용배 전 아태재단 후원회 사무총장이 코스닥 등록업체로부터 주가조작에 대한 금감원 조사 무마명목으로 돈을 받았으며, 금감원에 진정한 사람을 폭행토록 교사한 혐의로 구속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청와대 역시 지난 주말부터만 해도 '최규선 씨 해외도피 종용 의혹'으로 이만영 비서관이 검찰조사를 받았고, 이재만 대통령 수행담당 행정관이 최규선 씨로부터 돈을 받고 대통령 일정을 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임 씨 사건이 터졌다.

임 씨의 경우 청와대 재직시절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인물들과 차이는 있으나 그가 유종근 전북 지사의 비서였고 아태재단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청와대에 주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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