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빠르면 다음주 소환조사 예정

검찰, 송재빈·김성환 씨 구속영장 청구할 듯

등록 2002.05.02 16:26수정 2002.05.02 23:14
0
원고료로 응원
▲ 김대중 대통령 차남이자 아태재단 부이사장인 김홍업 씨.
김대중 대통령의 두 아들인 홍업·홍걸 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최고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홍업 씨를 이르면 다음주 중에 소환할 예정이다. 또 검찰은 이미 홍걸 씨의 동서인 황인돈 씨를 소환조사하는 등 대통령의 두 아들에 대한 사법처리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규선 게이트'를 수사중인 검찰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 대표 송재빈 씨에 대해 2일 밤 11시에 업무상 배임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한 데 이어,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대검중수부가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하고 있는 김성환(53·서울음악방송) 씨에 대해서도 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대중 대통령 3남 김홍걸 씨.
한마디로 송재빈 씨와 김성환 씨의 소환에 이은 전격적인 사법처리는 결국 대통령의 두 아들에 대한 수사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

이와 관련 검찰의 한 관계자는 2일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의 소환에 대해 "빠르면 다음주에 부를 수도 있다"면서 홍업 씨에 대한 조사를 기정사실화 했다. 또한 대통령의 3남 홍걸 씨에 대해서도 "홍걸 씨와의 연결고리인 황인돈 씨에 대한 수사를 마쳤고 송재빈 씨도 조사중인 만큼 이번주 중으로 대부분의 주변조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혀 홍걸 씨의 소환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검찰은 '최규선 게이트' 관련, '송재빈-최규선-황인돈-김홍걸'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대부분 밝혀낸 상태이며 '이용호 게이트' 관련 '김성환-김홍업' 사이의 자금흐름 또한 이미 파악한 상태다. 결국 이제 남은 것은 홍업과 홍걸로 마무리되는 의혹 규명만이 남았을 뿐이다.

김성환 씨 다음은 홍업?

▲2일 검찰에 소환되는 김성환 씨 ⓒ 오마이뉴스 안현주
검찰은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의 고교 및 학군단 동기로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김성환(53·서울음악방송) 씨를 2일 오후 2시 소환했다.

검찰은 이미 김 씨에 대한 1차 조사가 상당부분 이루어져 사법처리가 무리가 없는 만큼 앞으로 김 씨를 매개로 한 수백억원대의 자금흐름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따라서 홍업 씨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씨는 출두 예정 시각보다 2분 늦은 오후 2시 2분쯤 검정색 다이너스티를 타고 대검찰청에 들어섰다. 청사에 들어선 김 씨는 청색계통의 정장에 보라색 줄무늬 와이셔츠를 입고 얇은 봉투만 한 장 든 채 굳은 얼굴로 포토라인에 서서 약2초 정도 포즈를 취한 뒤 11층 조사실로 향했다. 김 씨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도 시종일관 입을 굳게 다문 채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현재 김씨를 상대로 ㅁ주택, ㅅ전력 등 모두 6개 기업체로부터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사건 선처, 관급공사 수주 등의 청탁과 함께 8억2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확인했다.

또 김 씨가 서울음악방송 회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형태로 빼내 자금이 필요한 건설사 등을 상대로 고율의 이자를 받고 빌려준 뒤 회사에 원금만 입금하는 방식으로 회사돈 20여억원을 개인적으로 빼돌려 사용한 혐의도 밝혀낸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3일 우선적으로 김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우선 김성환의 개인비리로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확보되면 의혹사항을 진행시켜 나갈 계획"이라면서 "불확실한 것들은 장기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의심하는 건 최소한 알선수재다. 더 조사해보면 사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신병은 내일 오전까지는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영장이 청구되지 않으면 긴급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김 씨가 98년 7월 고교 및 학군단 동기인 ㅁ주택 대표 박모 씨가 용인시 난개발과 관련해 구속되자 이 회사 전무 송씨로부터 박씨 선처 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은 데 이어, 재작년말에는 ㅎ건설 대표 신모 씨로부터 서초구 방배동 일대 시유지 5500여평을 불하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2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

검찰 '칼끝' 홍업 씨에게 겨누다

이용호 씨 관련 의혹사건을 재수사하는 대검 중수부(김종빈 검사장) 입장에서 김성환 씨 소환조사의 핵심은 김 씨가 홍업 씨에게 돈을 건네고 홍업 씨가 그 대가로 영향력을 행사했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홍업 씨와 김 씨의 자금거래는 특검에서 밝혀낸 6억원 규모가 전부다. 하지만 아태재단측은 건물 공사비 명목으로 5억원, 직원들 퇴직금과 운영비 명목으로 1억원을 홍업 씨가 김 씨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수주와 세무조사 무마 청탁 명목으로 김 씨에게 돈을 건넨 각 업체 관계자들은 그 돈이 홍업 씨에 대한 청탁 뇌물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검찰은 앞으로 김 씨를 상대로 ▲홍업 씨의 이권 연루 여부 ▲50개 차명계좌를 통한 홍업 씨나 아태재단의 비자금 관리 여부 ▲김 씨가 공사비와 직원 퇴직금으로 건넨 6억원의 출처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씨가 50여개의 차명계좌에 250여억원을 운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계좌에 이름을 빌려준 차주 등의 진술과 대조, 자금의 출처와 이권 관련 여부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또 아태재단 연루 단서가 포착될 경우 내주 중 아태재단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송재빈 구속영장 청구, 최규선 통해 홍걸 씨에게 로비 혐의

▲검찰에 출두하는 송재빈 대표. ⓒ 황방열 기자
'최규선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 부장검사)는 2일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 대표 송재빈(33) 씨가 회사공금 6억여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3일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의 "송 씨가 2001년 9월 타이거풀스 계열사인 M사가 보유중이던 타이거풀스 주식 7만1천주의 매도대금 10억원 중 6억4500만원을 M사 대표 박모 씨 명의를 이용, 변칙 회계 처리하는 수법으로 횡령했다"고 밝혔다.

송재빈 씨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 관련, 최규선 씨를 통해 홍걸 씨 등에게 15억원과 주식 수만주를 로비용으로 제공한 의혹을 사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타이거풀스 회계책임자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송 씨가 횡령금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에 금품로비를 벌였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지난달 17일 최규선 씨를 구속한 데 이어 30일에는 황인돈 씨를 소환, 홍걸 씨에게 최 씨로부터 받은 돈을 건네줬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의 주요 관련자중 조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홍걸 씨와 잠적한 김희완 전서울정무부시장뿐으로 더 이상 홍걸 씨에 대한 조사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제발 하지 마시라...1년 반 만에 1억을 날렸다
  2. 2 아파트 놀이터 삼킨 파도... 강원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
  3. 3 시화호에 등장한 '이것', 자전거 라이더가 극찬을 보냈다
  4. 4 나의 60대에는 그 무엇보다 이걸 원한다
  5. 5 이성계가 심었다는 나무, 어머어마하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