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 살리기 위한 초등생들의 호소

마포구 주민들의 서울시의회 집회

등록 2003.02.19 16:22수정 2003.02.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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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자신들이 만든 인형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 아이들

자신들이 만든 인형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 아이들 ⓒ 전민성

서울시 마포구 주민 70여명은 19일 정오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의 성미산 배수지 건설공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평소 성미산을 자주 이용하는 주변 어린이집의 아이들과 부모들 그리고 나이드신 동네 노인분들이 참석하여 서울시 상수도본부의 배수지 건설 계획에 항의했다.

“대통령 아저씨께”라고 시작한 편지를 낭송한 오서윤(성서초 2)군은 “아저씨도 친구가 죽으면 슬프잖아요. 딱다구리, 붉은 배새매, 지렁이, 거미, 모두 우리의 친구예요. 우리 친구들이 죽으면 우리도 슬퍼요” 라며 성미산 배수지 공사를 위해 성미산을 깎으려는 서울시 당국자들에게 호소했다.

a 아이들의 친구인 성미산의 꿀벌

아이들의 친구인 성미산의 꿀벌 ⓒ 전민성

박진아(성서초 2)양도 “성미산이 없어지면 우리는 무슨 재미로 놀아요? 아저씨들 성미산을 살려주세요” 라고 외쳤다.

또한 시 의회앞에서 전통무술인 택견을 시범보인 아이들은 ‘배수지 아파트’라고 쓴 스티로폼 판을 하나씩 부수는 의식을 치렀다. 이 행사에 참여한 주힘찬(성서초 2)군은 “처음엔 어려운 줄 알았는데 해보니까 재미있어요” 라며 웃었다.

다섯살 난 아들 이서용찬을 데리고 집회에 참석한 이명주(40)씨는 “수조원을 들여 청계천 복원을 하는 서울시가 개발이라는 구실로 자연산을 부수고 배수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행정차원의 발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미 국적불명의 서울시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성미산을 없애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a 택견시범을 보이는 아이들

택견시범을 보이는 아이들 ⓒ 전민성

a 아이들이 만든 판화그림

아이들이 만든 판화그림 ⓒ 전민성

성산동에 있는 도토리 어린이집의 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에 참석한 ‘열음’ 선생님은 "아이들이 '왜 경찰이 우리를 막아요?' '경찰은 우리편 아니야?'라고 물어볼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제일 난감했다며 공무원이나 경찰에 대한 나쁜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아이들이 몸으로 직접 느껴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어떻게든 성미산을 살려놓고 싶어서’ 추운 날씨에도 집회에 참석한 최성희(70, 망원동)씨도 “매일 아침 4시반에 일어나서 5시면 성미산에 와 체조를 하고 오후에도 시간이 있으면 또 나와 놀지요” 라며 “특히 여름에는 성미산이 없으면 딱히 갈 데가 막막해요”라고 말했다. “배수지는 환경을 파괴하지 말고 땅 위에 만드는 식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서울시에 대한 바람을 피력했다.


a 노래하는 아이들

노래하는 아이들 ⓒ 전민성

지난 1월 29일 서울시 상수도 본부가 성미산의 나무 1천여 그루를 기습적으로 벌목한 이후 성미산을 지키는 주민연대와 지역주민들은 산에 탠트를 치고 현재까지 21일째 토목공사로부터 산을 지키고 있으며, 주민 200여명은 지난 2월 4일에도 덕수궁앞에서 시위를 했었다.

a '배수지, 아파트'를 부수는 아이들

'배수지, 아파트'를 부수는 아이들 ⓒ 전민성

덧붙이는 글 | (아이들이 오늘 부른 노래가사 입니다.)

성미산이 

성미산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한 것은 
성산동에 성미산이 자라고 있어서다.
그 산이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모를거야 
성미산이 해인것을. 하지만
금방이라도 알 수 있지. 알 수 있어. 
성미산이 잠시 없다면
성미산이 잠시 없다면
낮도 밤인 것을.
노래소리 들리지 않는 것을.  

성미산을 지키는 주민연대 모임    
성금모금[국민은행 069-01-0404-286 이경란성미산]

성지연본부(02-338-4590)

덧붙이는 글 (아이들이 오늘 부른 노래가사 입니다.)

성미산이 

성미산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한 것은 
성산동에 성미산이 자라고 있어서다.
그 산이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모를거야 
성미산이 해인것을. 하지만
금방이라도 알 수 있지. 알 수 있어. 
성미산이 잠시 없다면
성미산이 잠시 없다면
낮도 밤인 것을.
노래소리 들리지 않는 것을.  

성미산을 지키는 주민연대 모임    
성금모금[국민은행 069-01-0404-286 이경란성미산]

성지연본부(02-338-4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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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동네의 성미산이 벌목되는 것을 목격하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이주노동자방송국 설립에 참여한 후 3년간 이주노동자 관련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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