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86 "검찰개혁 저항 김원치 검사, 과거부터 사과하라"

등록 2003.03.12 09:05수정 2003.03.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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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이인영 등 80년대 민주화 운동 참여자 18명은 지난 11일 '서열과 기수파괴식' 검찰개혁을 정면 비판했던 김원치 서울지검 형사부장에 대해 "어른으로서 공인으로서의 의무를 운운하며 검찰의 저항을 선동하는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김원치 검사는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김원치 검사는 80년대 전두환 군부독재정권 시절 출세의 지름길인 공안검사로 재직하며 안기부와 공조하여 많은 민주 인사들을 법의 이름으로 가두는데 앞장섰던 사람"이라며 "지난 2월에는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이 김근태 의원 고문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장본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들 중에는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김원치 검사에게 직간접적으로 수사를 받고 협박을 당했던 사람들도 있고 김 검사에게 쫓기던 중 의문의 죽음을 당해 이 자리에 서지 못한 민주 인사도 있다"면서 "김원치 검사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반대해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원치 검사는 스스로 정치권력에 줄을 대거나 빌붙어 구걸하지 않았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과거를 변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김원치 검사가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고 자중할 것"을 요구했다.

김원치 검사는 5공 시절 학생운동조직사건수사 전문가로 통했으며 국가보안법 관련서적의 교과서로 알려진 '신국가보안법'을 저술한 바 있다. 85년 8월 김근태 현 민주당 의원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던 장본인인 그는 김 의원을 구속시킨 이후 “김씨를 수사하는 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재판부에 가족면회금지를 요청해 약 3개월간 김 의원과 외부의 접촉을 전면 차단하기도 했었다.

다음은 이들이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김원치 검사는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라


김원치 대검 형사부장이 10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현 정부의 검찰 인사 개혁에 반발하는 글을 올리고 결코 정치권력에 줄을 대는 등 개혁 대상이 될 짓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김원치 검사가 어른으로서 공인으로서의 의무를 운운하며 검찰의 저항을 선동하는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김원치 검사는 80년대 전두환 군부독재정권 시절 출세의 지름길인 공안검사로 재직하며 안기부와 공조하여 많은 민주 인사들을 법의 이름으로 가두는데 앞장섰던 사람이다. 지난 2월에는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이 김근태 의원 고문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우리들 중에는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김원치 검사에게 직간접적으로 수사를 받고 협박을 당했던 사람들도 있다. 물론 김원치 검사에게 쫓기던 중 의문의 죽음을 당해 이 자리에 서지 못한 민주 인사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김원치 검사에게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다. 다만 김원치 검사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반대해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우리는 김원치 검사가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고 자중할 것을 요구한다. 김원치 검사는 스스로 정치권력에 줄을 대거나 빌붙어 구걸하지 않았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과거를 변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또한 우리는 일부 후배 검사들이 김원치 검사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후배 검사들이 과거 독재정권의 체제 수호에 앞장선 김원치 검사 같은 선배를 본받지 말고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앞장서길 당부한다.

나아가 우리는 일부 언론도 김원치 검사를 미화하는 보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80년대 민주화 운동 참여자 일동

고진화, 문용식, 박종운, 안병용, 우상호, 윤성구, 윤호중, 이강진, 이규희, 이정훈, 이종운, 이인영, 정태근, 최민, 함운경, 허인회, 홍성영, 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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