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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르 초이의 '키노' 앨범 ⓒ 나의승
빅토르 초이(victor choi)는 붉은광장에서 록 축제를 열었다. 거기 모인 젊은이들은 인간방패가 되었고, 군대는 그들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크렘린궁에 들어가지 못했다.
K.G.B가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그를 죽여버리고 말았다는 소문이 있지만, 그와 그의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다.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언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해도, 가슴을 방망이질하게 하는 힘을 느낀다. 그것은 록의 매력에 속할 것이다.
록을 들을 때, 가슴 뛰는 느낌과 힘을 느끼지 못하고 공해음에 가깝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봄과 아름다운 시절은 이미 지난 것인지도 모른다.
총과 탱크를 막아낸 빅토르 초이의 록 축제가 음악의 힘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거기서 모스크바와 그들의 조국을 덮을만한 '사랑'을 상상해 본다. 사랑이 있어서 그의 음악들은 니르바나의 꽃을 피울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밀림의 왕임을 입증할 수만 있다면 어느 동물이든 죽여야만 하는 사자인 미국이 한국을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은 촛불시위부터였다고 한다. 그 일도 알고 보면 촛불처럼 소박한 마음에서 발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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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 후세인 킬리의 '사프란' 음반 ⓒ 나의승
전쟁의 소식이 날아드는 요즘 같은 때, 이슬람세계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모로코 출신 '앨 후세인 킬리'의 Arissala(Song to the Mother)를 들어보면 마음이 어두워진다.
'어머니께 부치는 노래'라는 부제를 보면서 그들에게도 어머니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제발 저 사자가 이성을 되찾기를 바라지만, 우리에게는 위대한 음악도 촛불도 없다.
지독한 동물들은 볼리비아에서 '체 게바라'를 죽였고, 칠레의 '빅토르 하라'를 죽게 했으며, 5·18광주에서 피를 방조했다. 이 시대의 우리는 결국 대화와 평화와 사랑의 논리가 통하지 못하는 일들을 겪어야만 했다.
따스한 봄날 같은 젊은 시절을 감옥에서 1년, 정신과 치료로 3년을 보낸 필자의 선배 L은 이제 43세의 나이에 반전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그것 밖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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