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기자회견에서 김건원씨가 그동안의 사건 개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강이종행
김씨를 지지하는 각계 인사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연 이 자리에서 임종인(47, 민변 부회장) 타투법제화추진위원장은 "30년 전만 해도 성형수술을 의사들이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의사들만 하지 않는가"라고 제도의 변화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또 70년대 독재정권 하에서는 장발, 미니스커트는 경범죄 처벌 대상이었다. 머리 기르는 것을 단속하는 것이나 자신의 몸을 문신으로 치장하는 것을 단속하는 것은 모두 기성세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전체주의적 발상이다"라고 닫힌 사회에 대해 강렬히 비판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문신을 처벌한다면 귀를 뚫는 등 피어싱(piercing) 하는 것도 의료법으로 처벌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상식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 사회를 맡았던 임성환 아웃사이더 대표는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제도 역시 변해야 한다. 예전 제도에 변화를 막거나 되돌릴 순 없다"고 강조하며 "현 50만 명 정도의 문신 인구가 이런 추세라면 20년 정도 후면 시민의 약 10%가 문신을 하게 될텐데 그렇다면 그들을 다 구속할 것인가"라고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장롱' 등 독립영화 작품을 창작해온 김진한 감독은 "'조폭마누라', 이완맥그리거 주연의 '필로우북' 등 영화 속에서 문신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하나의 예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타투 자체가 불법 내지 이색적인 이벤트로만 인식하지 않고 예술 혹은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영역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6명의 대표을 포함 15여명의 김씨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차분히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사자인 김건원씨는 "많은 분들의 격려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지금 가장 답답한 것은 내가 타투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위생적으로나 퀄리티 면에서 우리나라만의 문신 문화를 만들고 싶어서 이민이나 유학을 포기하고 이 일을 시작했지만 이렇게 어려운 과정은 겪고 있다. 열매를 맺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는 11월 6일 수원지법에서 항소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문건영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문신이 '의료행위만은 아니다'라는 것을 밝혀줄 의사를 증인으로 찾고 있지만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증인 없이 재판이 끝난다면 결코 유리할 게 없기 때문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 자발적으로 모인 7246명의 타투법제위 회원들 | | | |
| | ▲ 김건원씨 구명운동을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cafe.daum.net/artistgun). 30일 현재 7246명이 가입한 상태다. | | | 김건원씨가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 6월 14일 김씨의 친구인 퓨전국악 가수 장군(27)씨는 인터넷 카페(cafe.daum.net/artistgun)를 통해 구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네티즌들과 문화예술인들이 하나 둘씩 이 카페에 참여하게 됐고 30일 현재 카페 회원은 7246여명에 이르렀다. 지난달 8일에는 '타투 법제화추진위원회'(이하 타법추)가 발족해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타법추 발족을 위해 가수 신해철·윤도현·김종서·이상은·쿨·DJ DOC·이적·김진표씨, 만화가 박재동씨, 영화배우 방은진씨, 연기자 안재욱·김민선씨 등 문화예술인들이 서명했고 연세대 조한혜정 교수, 임성환 <아웃사이더> 대표,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장, 상지대 김정란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30일 현재 온오프라인을 통해 1만명 이상이 서명한 상태다.
카페를 만든 장군씨는 "처음엔 친구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도와주실 지 몰랐다"며 "건원이 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닌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와 문화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제화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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