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 김용철 씨가 작년 첫 모임 때 만든 메모. 9개월 되던 때 접수 했습니다. 그 정성에 또 한번 감동했지요. 나중에 홍어 박물관 만들면 꼭 붙여 둘 겁니다.김규환
대선이 한창이던 12월 4일에 쓴 "홍어탕 그 독특한 맛에 흠뻑 빠졌다"는 순식간에 조회수 1만8천 회를 넘더니 하루새 2만737회를 조회하고 90개가 넘는 꼬리말이 붙었다. 독자들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 전화를 해와 "'번개'를 치라!"고 닦달이었다.
문제의 기사 일부분을 인용한다.
"아줌마, 어떻게 끓여야 맛있다요?"하고 다 알고 있으면서도 능청스럽게 물어보았다.
"조금 큰 양재기에다 쌀뜨물을 붓고 매운 고추 쫑쫑 썰어 넣고 고춧가루 풀면 되지라~"
"채소는 무하고 또 뭘 넣어야 되는데요?"
"당근 조금하고 미나리 듬뿍 넣으면 향이 그만이지라우."
그렇다. 분명 홍어탕은 여름철에도 감자보다는 무가 최고다. 미나리도 들이나 냇가에 가서 돌미나리 뿌리채 뽑아 숭숭 썰어 넣으면 그 맛 시쳇말로 죽인다.
이렇다고 다 끝난 게 아니다. 말로는 쉽지만 한 번 해 본 사람은 홍어탕이란 게 보통 솜씨 가지고는 해내지 못한다는 걸 안다. 홍어탕을 끓일 때부터 신출내기 주부는 고역이다. 내 두 형수들이 손들어 버린 게 홍어탕 아닌가?
먼저 손에 묻히는 것은 아무나 못한다. 냄새도 냄새지만 눈에 들어온 내장의 모습은 말 그대로 썩은 것, 또는 썩다만 것, 고름 같은 것, 감기 철 농 짙은 아이 코가 흐느적거리듯 볼썽사납다. 이걸 만질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몇 안될 정도로 괴상한 것이니 엄두가 날까?
널찍하고 조금 큼직한 양은 냄비를 준비하고 재료를 씻는 둥 마는 둥 하여 채소를 준비하면 대충 준비 완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