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CC 노사간 폭력 사태 재발

회사측 3명·노조측 5명 부상, 일부는 입원 치료

등록 2004.08.16 04:45수정 2004.08.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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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 한원CC 노사분규 사태가 민노당 등 정치권의 중재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노사간 폭력이 재발,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해 노사교섭 타결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a 15일 오전 폭력사태가 재현된 한원CC 사무실에서 이 회사 관계자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서 있다

15일 오전 폭력사태가 재현된 한원CC 사무실에서 이 회사 관계자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서 있다 ⓒ 권용석

지난 15일 한원CC와 노조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노조 관계자가 회사측에 공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집단 몸싸움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a 회사측 한 관계자가 노조측에 의해 온 전신을 폭행 당했다며 상처 부위를 보여줬다.

회사측 한 관계자가 노조측에 의해 온 전신을 폭행 당했다며 상처 부위를 보여줬다. ⓒ 권용석

이 과정에서 회사 관계자 3명과 노조측 경기 도우미 수명이 팔과 허리 등에 부상을 입고 이중 일부는 인근 오산 소재 모병원에 입원 치료 중에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노조측 김부영 사무국장이 회사 측에 공문을 전달하러 사무실을 방문하면서부터였다. 임시총회와 임시 노사협의회 개최 통보 취지의 이 공문은 노조측이 노사분규 사태가 불거진 이후 최근까지 매일 같이 회사측에 전달해 오던 내용이라는 것이 노조측의 설명이다.

노조의 김 국장이 사무실을 방문했고 안에서 문을 걸어 잠궈 노크를 하자, 갑자기 뒷쪽에서 누군가가 손으로 목을 쳤다는 것이다. 이에 화가 난 김 국장이 항의하자 멀찌감치서 이를 지켜 보던 노조측 관계자들과 경기도우미 수명이 달려 들어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후 순식간에 엉켜 붙은 상태에서 폭력이 발생, 회사 관계자와 경기도우미 수명이 부상을 입고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됐다.

회사 측에선 오모 부장과 이모 과장이 전신 타박상을, 유모씨가 허리에 부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 입원 치료중이다.

a 노조측 한 여성 경기보조원이 팔을 다쳐 기브스를 한 채 밤샘 농성장에 누워 있다

노조측 한 여성 경기보조원이 팔을 다쳐 기브스를 한 채 밤샘 농성장에 누워 있다 ⓒ 권용석

또한 노조측 경기도우미 중 서모씨와 전모씨가 목 등에 타박상을, 원모씨가 허벅지를, 이모씨가 팔을 다치고 석모씨는 손을 다치는 등 쌍방간 부상자가 속출했다.


상황이 폭력 사태로 전개되자, 노조측은 당초 이날 오전 예정된 서울 본사 집회를 취소하고 배성태 민노총 경기본부 사무처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한원CC 클럽하우스 로비를 점거하고 밤샘 농성에 착수했다.

이날 또 불거진 폭력과 관련, 한원CC 관계자는 "회사를 유린하고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노조의 행태에 대해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며 "직원 몇 명밖에 없는 사무실에 강제 침입해 수십명이 한번에 달려 들어 집단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불법행위 사안마다 경찰과 노동부 등이 직권 개입해 공권력이 살아 있다는것을 보여줘야 하지 않는냐"면서 "대한민국 노동조합의 행태가 이런 집단폭력밖에 보여줄게 없느냐"고 강력히 항변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 김부영 사무국장은 "공문전달 과정에서 오모 부장이 갑자기 뒤에서 목을 쳐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집단 몸싸움이 벌어졌다"면서 "이 과정에 노조측 경기보조원들이 사무실 직원들에 의해 팔이 꺾이고 떠밀리면서 더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모 부장은 "출근하면서 사무실 입구에서 김 사무국장과 회사측 이모과장이 실랑이를 하기에 안으로 들어가면서 '당신은 여기 올 자격이 없으니 절차를 밟아라'고 하며 가볍게 어깨쪽을 툭 쳤을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오 부장은 아울러 "그 광경을 지켜보던 노조측에서 기다렸다는 듯 수십명이 한번에 달려들면서 수적 열세로 인해 오히려 사무실 직원들이 집단 폭행당했다"고 항변했다.

a 민노총 경기본부 배성태 사무처장(좌측)이 회사내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노조원들과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민노총 경기본부 배성태 사무처장(좌측)이 회사내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노조원들과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 권용석

이날 오전 노사간 폭력 사태가 또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한 관할 용인경찰서는 긴급히 직원과 전경들을 급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하루 종일 현장을 지켰다. 그리고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이날 밤 10시경 직원들을 모두 철수시켰다.

이번 한원 사태와 관련, 용인서 정보과 주모 경사는 "노사 분규가 장기화 돼 안타깝다"면서 "양보와 타협으로 노사간 원만한 교섭이 빨리 타결돼 노조측도 빠른 시일 내에 생업에 종사하는 등 경영의 안정이 빨리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밤 8시경에는 회사측 관계자들이 저녁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오려고 하자 부상 당한 경기도우미들의 가족들이 회사측 오모 부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강력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오 부장과 회사측 직원들이 사무실 입구에서 약 2시간여 가까이 제지 당해 바깥 출입이 차단 당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폭력 사태와 관련, 노조측 관계자는 "16일부터는 한원CC 서울 본사에서 항의 집회를 할 예정"이라며 "이와는 별도로 한원CC 내에서의 항의 농성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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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시민기자로 남기 위해 오마이뉴스에 노크합니다. 짧은 기간이긴 하나 그동안 오마이뉴스가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나 영향력은 그 어떤 언론에 비유할 수 없을 정도로 진일보했다고 봅니다. 본인은 지난 90년부터 지역신문과 지방일간지 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는 도민일보 정경부장으로 재직중입니다. 그동안 사회 일반 및 행정 전문기자로 활동해 온 경험으로 귀사와 함께 지역의 이슈등에 대해 공감대를 함께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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