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수원사무소 감독관 '음주 시비' 물의

민주노총 농성장 앞에서 술 취한 상태서 실랑이 벌여

등록 2004.08.18 13:08수정 2004.08.1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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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되고 있는 한원CC 사태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 이상무 경기본부장이 노동부 수원사무소(소장 정재홍) 앞에서 17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농성 현장에서 노동부 감독관이 술에 취해 민주노총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기자에게 욕설을 하는 등 공직자 본분을 벗어난 행동을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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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10시경 기자가 한원 사태 취재 차 노동부 수원사무소를 찾았을 때 단식 농성 중인 이상무 본부장 텐트 쪽에서 소동이 일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부 사무소 직원이 음주를 한 상태에서 이 본부장 좀 보자며 접근하려 해 관계자들이 말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수원사무소 산업안전과 소속으로 알려진 김모 감독관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불구, 계속해서 '본부장 좀 보자'며 1시간 가까이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윽고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노동부 수원사무소 직원들에 의해 김 감독관이 청 내로 이끌려 들어가면서 민주노총 관계자들과의 충돌은 일단락 됐다.

확인 결과 이날 음주 시비는 낮에 있었던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노동부 감독관들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빌미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박스 기사 참조).

한편 취재 과정에서 문제의 김모 감독관은 기자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김 감독관은 확인 취재를 위해 청사로 들어가려는 기자를 제지하고 이 과정에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날 저녁 1시간여 계속된 김모 감독관의 음주 시비와 관련, 민주노총 경기본부 한 관계자는 "갑자기 누가 술 먹고 와서 본부장에게 얘기 좀 하자며 달려들어 이를 제지하느라 황당했다"면서 "더구나 술을 먹고 와서 주정을 하는 사람이 노동부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원CC 노조 간부 역시 "노동부 감독관은 업무가 잘 안 풀리면 술 먹고 주정하느냐"고 반문하며 "직원 이름까지 기억하며 얘기하고 더욱이 기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화풀이성 욕을 했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기본 자질 미달"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수원사무소 관계자는 "공무원인 감독관이 술을 먹고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기자에게까지 실수를 해 면목이 없다"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한 민주노총 관계자와 기자에게 대신 사과한다"고 말했다. 노동부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 본부 차원에서 진상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제의 김모 감독관은 1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음주 시비가 개인적 감정에서 비롯됐다며 "지난밤에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농성장 전기 공급 문제 시비가 발단

비가 내린 지난 17일 노동부 수원사무소 정문 앞에서 단식투쟁 중인 이상무 본부장이 거처하는 천막 안이 어두워 민주노총 관계자가 전기 지원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노동부 관계자와 시비가 붙어 멱살잡이까지 가기도 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 배성태 사무처장에 따르면, 17일 오후 민주노총 박기용 경기 부본부장과 함께 노동부 수원사무소 관계자에게 찾아가 임시 전기 공급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배 처장은 산업안전과 전기공급담당 모 감독관에게 "전기와 물 정도는 지원해 줘야 하지 않는냐"고 요청했으나 담당 감독관은 연신 빈정댔다고 주장했다.

이에 화가 난 배 처장이 '밖에 나가서 얘기 좀 합시다'고 얘기하자, 담당 감독관은 "좋다! 명찰 떼고 한번 붙자"라고 말해 양자간 멱살잡이까지 가는 소동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배 처장은 이후에 "양자간 감정 싸움이 지속되자 사무소에서 화해 요청이 와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 권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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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시민기자로 남기 위해 오마이뉴스에 노크합니다. 짧은 기간이긴 하나 그동안 오마이뉴스가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나 영향력은 그 어떤 언론에 비유할 수 없을 정도로 진일보했다고 봅니다. 본인은 지난 90년부터 지역신문과 지방일간지 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는 도민일보 정경부장으로 재직중입니다. 그동안 사회 일반 및 행정 전문기자로 활동해 온 경험으로 귀사와 함께 지역의 이슈등에 대해 공감대를 함께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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