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 신안그룹 회장 "국회가 깡패집단이냐"

[국감-환노위] 국회모독 논란, 의원들 증인 고발 검토

등록 2004.10.08 16:11수정 2004.10.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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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이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 모독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날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참석한 박 회장은 신안그룹 계열사인 유성 리베라호텔 폐업 당시 노사관계 개입여부에 대해 추궁을 받던 중 "여기가 무슨 깡패집단이냐"고 소리를 질렀다.

박 회장의 이같은 국회모독 발언에 단 의원은 물론, 다른 환노위 소속 의원들도 "증인의 발언은 국회모독"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다"며 "충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답답함도 있겠지만 국민의 대표로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깡패집단'이라고 말해서야 되겠냐"고 질타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역시 "국감 증언대에 서기 전 증인에게 '국회 권위를 훼손할 경우 관계 규정에 따라 고발될 수 있다'는 것을 고지했다"며 "증인의 태도는 '국회 모독'으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격앙되자 이경재 환노위 위원장은 10분간의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기간 동안 박 회장은 단 의원에게 찾아가 "잘못했다"고 말했고 속회 직후 의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의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다수 의원들이 증인의 발언을 국회모독으로 이해한다"며 "고발 여부는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순석 회장 "노조 전임자 인정 못해... 경영정상화 조건 생각해본 적 없다"


이날 박순석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단병호 의원은 "유성 리베라호텔은 전년에 비해 매출이 9.6% 이상 신장했는데도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지난 8월 2일 폐업을 신고했다"며 '위장폐업' 의혹을 제기했다.

단 의원은 "유성 리베라호텔은 폐업 직전까지 아르바이트 40여명을 신규 채용하고 임대매장을 신규 계약하는 등 사세 확장을 꾀했다"며 "사측은 노조 와해를 위해 위장 폐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단 의원은 "박 회장이 박홍규 호텔 리베라 노조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조를 노사협의회로 전환 △상여금 50% 삭감 △연장근로, 공유, 연월차 수당 지급 불가 등을 요구하며 노조를 탄압했다"며 면담 당시 상황을 기록한 녹취록과 녹음 CD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조 위원장을 만나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고 해명했고, 당시 면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5시간 동안 이야기한 내용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회장은 "노조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노조 대의원이 서울을 수시로 드나들면 일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전임자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홍규 노조위원장은 "투쟁결과 막대한 가정경제의 피폐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하다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잠시 숨을 가다듬은 박 위원장은 "유성 리베라호텔은 노사대립 때문에 파업한 게 아니"라며 "노조원들은 회사만 정상화 될 수 있다면 5억4000만원에 달하는 임금 미지급분에 대해서도 반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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