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내용물로 구성되어 있는 김치말이 냉면유영수
장맛비가 시작돼 이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몸을 움직이기만 해도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에 곤혹스러움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심지어 대구 일원에서는 때 이른 열대야 현상으로 잠 못 이루는 시민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왔다는 보도까지 접할 수 있었다.
이렇게 더운 여름날에는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바야흐로 냉면과 팥빙수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진정한 마니아들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냉면을 즐긴다지만, 뭐니뭐니해도 모든 음식은 제철이 따로 있는 법 아닌가.
특히 필자와 같이 면을 유독 좋아하는 이들은 평소에도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밥 이외에 면류 음식을 먹어줘야 행복하기 때문에, 냉면삼매경에 빠지기 좋은 여름이 한편으론 반갑기까지 하다.
하지만 기발하고 독창적인 음식들이 인기몰이를 하는 요즘, 밋밋하고 평범한 냉면은 웬지 재미가 없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지역에 따라 혹은 먹는 방법에 따라 그 종류도 다양한 냉면들 중에, 평소 접하기 힘든 '별난 냉면'들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김치말이 냉면'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들의 식성이 워낙 제각각이어서, 냉면을 싫어하는 이는 없을 것 같아도 간혹 냉면을 즐겨 먹지 못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들도 이 김치말이 냉면의 유혹에는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데….
그 비밀은 김치말이 냉면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특이하고 맛있다고 소문난 김치말이 냉면을 맛보기 위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토요일 저녁 멀리 신사동까지 찾아가는 수고로움도, 잠시 후면 즐길 수 있을 맛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행복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