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운 여름에 웬 짬뽕이냐구요?

[맛집탐방] '별난 냉면' 퍼레이드 ③

등록 2005.07.10 17:33수정 2005.07.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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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부터 범상치 않아 보이는 '짬뽕냉면'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아 보이는 '짬뽕냉면'유영수

칠월칠석에 만나는 한 맺힌 견우와 직녀도 아닌데, 짬뽕과 냉면의 생뚱맞아 보이는 만남은 무엇 때문일까요? 더구나 뜨거움과 차가움의 대명사인 이 둘은 전혀 만날 이유가 없는데 말이죠.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선릉역 인근 중국음식점 '마담 밍'을 찾았습니다.

상호부터 특별한 이곳은 입구 또한 예사로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건물 현관에는 등이 달려 있었고 지하로 내려가는 복도 천정에는 중국민화로 여겨지는 독특한 그림이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중국 전통민화로 보이는 그림과 붉은 등이 입구를 장식하고 있다.
중국 전통민화로 보이는 그림과 붉은 등이 입구를 장식하고 있다.유영수
내부로 들어서니 휴식을 취하던 종업원 한 분이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니 잠시만 기다리시라'고 안내를 합니다. 이곳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보통 일식집에서 하는 것처럼 휴식시간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음식점은 이런 곳을 보기 힘든 데 말이죠.

아무튼 10여분을 기다리니 종업원이 다가와 주문을 받기 시작합니다. 미리 알고 갔던 정보와는 달리 중국 전통복장을 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메뉴판을 볼 것도 없이 일단 '짬뽕냉면'을 주문하는데, 여종업원은 '매운데 괜찮으시겠어요?'라며 재차 확인을 합니다.

이곳은 실내 또한 특별해 보인다. 벽면을 붉은 색으로 장식해 놓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곳은 실내 또한 특별해 보인다. 벽면을 붉은 색으로 장식해 놓아 강렬한 인상을 준다.유영수
휴식시간이 있은 직후여서인지 15분 정도가 지난 후에야 기대하던 '짬뽕냉면'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특이한 이름에 걸맞게 그 용기 또한 독특합니다.

보통의 면사발이 아닌, 피자집에서 치즈스파게티를 주문하면 오븐에 구워져 나오는 그런 용기와 비슷한 모양인데 크기는 조금 더 커 보입니다.

유영수
해파리가 가득 얹어져 있는 면발 위에는 잘게 얼려진 얼음이 동동 떠 있어 동치미육수로 만든 물냉면을 연상케 합니다. 시원하게 썰어진 오이채와 무순을 얹어 면발을 한 입 먹어보니 쫄깃한 것이 입에 착착 달라붙습니다.


용기 한 쪽에는 마당 밍에서 특별히 만들었다는 매운 양념이 한 숟가락 담겨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매운 것 아닌가 조금 걱정이 돼 이걸 풀지 않은 상태에서 국물을 맛보았는데, 괜찮은 것 같아 과감히 양념을 국물에 휘저으니 금방 빨개집니다.

짬뽕냉면이 담겨진 용기의 가에 묻혀진 국물자국만 봐도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짬뽕냉면이 담겨진 용기의 가에 묻혀진 국물자국만 봐도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다.유영수
하지만 워낙 맵다는 말을 많이 들은 터라 굳게 다짐을 하고 간 때문인지, 예상했던 것처럼 견디기 힘들 정도의 매운 맛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입 안이 얼얼해서 물컵에 자꾸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요.


이 음식점의 밥과 면 종류는 중국집 치고는 특이하게 리필이 된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고, 종업원이 세 번이나 '부족하시면 더 드릴까요?'라며 친절하게 물어왔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붉은 벽면 위에 중국 민화로 보이는 그림들이 멋스럽게 걸려 있다.
붉은 벽면 위에 중국 민화로 보이는 그림들이 멋스럽게 걸려 있다.유영수
내 생애 유일한 해외여행이었던 싱가포르 신혼여행 때 생소하게 느껴졌던 외국음식 맛이 기억나는 것은 왜일까요. 신선한 해물의 맛과 탱탱한 면발은 아주 좋았지만, 중국냉면 육수 때문인지 아니면 독특한 향신료 탓인지 내 입맛에는 썩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집으로 유명한 곳이라도 각자의 취향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고구마로 만든 맛탕을 디저트로 내주는 것 또한 특이하게 느껴진다.
고구마로 만든 맛탕을 디저트로 내주는 것 또한 특이하게 느껴진다.유영수
평소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인 '굴짬뽕' 생각이 간절하게 납니다. 다행히 디저트로 나온 맛탕이 아주 맛깔스러워서 아쉬운 대로 이거 한 접시 더 달라고 하니 이번에도 친절하게 더 갖다 줍니다. 종업원들의 친절도는 정말 만점이라 생각됩니다.

덧붙이는 글 |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2번 출구로 나가서 버거킹 옆에 있는 LINKO(팬시문구점)를 끼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먹자골목이 나온다. 조금 가다보면 크라운베이커리가 보이고 다시 오른쪽으로 돌면 1층에 더덕순대가 있고 그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일요일은 휴무.

덧붙이는 글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2번 출구로 나가서 버거킹 옆에 있는 LINKO(팬시문구점)를 끼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먹자골목이 나온다. 조금 가다보면 크라운베이커리가 보이고 다시 오른쪽으로 돌면 1층에 더덕순대가 있고 그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일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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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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