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경영권 승계 현황오마이뉴스 이지연
실제로 많은 재벌그룹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좁혀 말하면 경영권 승계를 앞둔 재벌총수 일가들이다. 특히 지난달 4일 법원이 삼성의 편법증여를 두고 '유죄' 판결을 내리자, 이들의 위기의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최근 국내 주요 재벌그룹을 상대로 경영권 승계 과정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상위 10대 재벌 가운데 5개 그룹 정도에서 경영권 승계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그룹은 현대자동차, LG, 한화, 금호아시아나, 두산그룹 등이다.
최근 기아자동차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본텍과 글로비스 등 비상장계열사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정몽구 회장의 후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구본무 회장이 양자인 광모씨(26)로의 경영권 승계를 고민 중이다. 딸만 둘을 둔 구 회장은 유교적 가풍과 가족회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광모씨를 양자로 들였다. 광모씨는 LG의 지주회사격인 (주)LG의 지분 2.80%를 가지고 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동관씨(22)가 지주회사격인 (주)한화 지분 3.11%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동관씨는 올 6월 한화의 IT 자회사인 한화S&C의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한화S&C의 나머지 지분도 차남인 동원, 삼남인 동선씨 형제가 가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8월 고 박성용 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재영씨(35)가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 등의 지분 모두를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재영씨는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씨와 함께 금호그룹 3개사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철완씨는 재영씨와 사촌간이다.
최근에는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세창씨(30)가 금호타이어 기획조정팀 부장으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박삼구 회장이 공식적인 그룹 회장을 맡고 있지만,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비슷하게 가지고 있으면서 경영권을 공유하는 '형제경영'체제를 보이고 있다.
최근 형제의 난으로 박용성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두산은 현행 지배구조 자체에 대한 변화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상위 재벌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4세 경영체제에 들어선 두산은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경영권에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