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황우석 교수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한 12일 오전 황 교수 지지자들이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앞 삼거리에는 태극기 물결이 일었다. 지검 청사로 향하는 오르막 도로의 중간분리대에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팻말 30여 개가 전시됐다. 그 선봉에는 '황우석'이라고 쓰인 2m짜리 노란색 세로 깃발이 있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지지자들은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맞춰 이른 아침부터 검찰 앞을 지키고 있었다. 오전 9시 30분께 검찰 정문에서 100여m 떨어진 삼거리에 집회 신고를 낸 지지자 20여 명은 "우리 특허 못 지키면 검찰도 매국노다", "검찰의 결정에 국운이 달려있다" 등의 팻말을 들고 인도에 앉아있었다.
혹시 생길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경찰 2개 중대가 검찰 앞을 지켰다. 택시도 정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이들은 오전 10시께 태극기가 연속 프린트된 50m짜리 플래카드를 꺼내 중앙분리대인 화단에 올라갔다. 황 교수의 얼굴 사진을 유리창에 붙인 자가용 3대도 음악을 틀며 등장했다. 모두 태극기를 꽂고 있었다.
검찰의 발표 예정 시각인 10시 30분이 다가오자 이들은 속속 정문 앞으로 모여들었다. 발표에 맞춰 100여 명으로 늘어난 이들 사이에는 간절히 기도하는 여성의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6분 남았다", "초조하다", "다 잘 될 거다"는 등의 염원이 흘러나왔다.
자가용을 가져온 한 지지자가 검찰의 수사 내용 발표를 생중계하자 모두들 숨을 죽이고 내용을 경청했다. "황우석 교수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 생명 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하였고"라는 대목이 나오자 정문 앞에서는 "아이구"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검찰이 줄기세포 연구가 김선종 연구원의 '줄기세포 섞어심기'와 황 교수의 '논문 조작'이 결합된 사기극임을 발표하자 이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10시 45분 검찰의 보고서의 복사본이 배포되자 곳곳에서 쓰러져 오열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은 "왜 특허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없느냐"며 "도대체 검찰이 무슨 수사를 했다는 것이냐"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30대 주부로 보이는 여성은 "검찰도 서울대 조사위와 똑같다"며 "새벽 3시, 4시까지 조사했다는 것이 고작 그것이냐"고 비난했다.
이른 아침부터 검찰 앞을 부산하게 움직인 정재성씨는 굳은 표정으로 "할 말이 없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발표가 있었던 직후 "인터넷 카페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낮 12시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황 교수를 지지하는 네티즌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검찰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며 "이 발표를 하기 위해 5개월을 끌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 결과에 분노한다"면서 "특허 수호 문제와 문신용 교수와 노성일 원장은 어디 갔느냐"고 항의했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애국 국민들의 중지를 모아 적절한 시기에 공식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직원들 보이자 분노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