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용지가 든 봉투 안에는 각 지역 구, 시, 군 의 단체장·의원과 비례대표 등을 뽑는 색색의 투표용지 6장과 후보자 정책 자료집이 들어있었다. 연세대 캠퍼스(서대문구 신촌동)에는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다.오마이뉴스 이민정
연세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강용건(24·서울 마포구)씨는 부재자 투표 첫날인 25일 오후 1시께 수업이 끝나자, 곧바로 부재자 투표용지를 배포하는 대학본부 앞으로 달려갔다.
이름 옆에 서명한 뒤 두께가 꽤 두꺼운 황색 봉투를 건네 받아 투표소가 있는 백주년 기념관으로 향했다. 봉투를 뜯어보니 생전 처음 보는 색색의 투표용지 6장과 지방선거 입후보자들에 관한 정책자료집들이 빼곡하다. "왜 이렇게 많냐"며 깜짝 놀란 강씨는 지난 2004년 총선을 건너뛴 뒤 처음으로 선거권을 행사한다.
강씨가 부재자 투표에 나선 이유는 꼭 찍고 싶은 후보가 있었기 때문. "얼마 전 학교에서 부재자 투표 신고를 받기에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대학 캠퍼스는 강씨처럼 투표를 앞두고 들뜬 대학생 유권자가 많지 않다. 투표 가능 연령이 19세(87년 6월 1일 이전 출생자)로 낮아졌지만, 부재자 투표가 실시되는 대학은 전국 9개교에 불과하다.
2002년 대선 당시 교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가 허용된 후 교내 부재자 투표소는 감소세를 타고 있다. 2004년 전국 12개 대학교에 기표소가 섰지만, 올해 5·31 지방선거에는 3개교가 더 줄었다.
부재자 투표 첫날 서울 시내에는 연세대와 고려대, 세종대 등 3곳만 부재자 투표소가 열렸다. 선거법 규정상 2000명 이상의 선거인 신고가 있어야 설치가 확정되는데, 이를 채운 투표소는 연세대(2129명)와 고려대(2345명) 두 곳뿐이다. 그마저도 고려대는 25일 하루만 부재자 투표소를 연다.
세종대의 경우 신고자가 2000명을 넘지 않았지만 이웃한 건국대의 부재자 투표 신고가 500여 명이고, 광진구 내 부재자 투표소가 멀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예외규정'을 뒀다.
기자는 부재자 투표 첫날인 25일 연세대를 찾았다. 대학 캠퍼스에서 이제는 '희귀종'이 된 부재자 투표자들을 만나 학생들이 편리한 교내 투표소를 찾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이유 하나, 무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