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만 제대로 하면 거품 빠진다" 양주시 덕정 주공1단지 임차인 대표이자 덕정지구 분양대책협의회 실무 총괄을 맡고 있는 김영관씨.오마이뉴스 박수원
'이대로는 못 받는다. 건설원가 공개하라.'
양주시 덕정동 주공1단지 관리사무소 앞에 붙어 있는 문구다. 1~3단지 4000여 세대는 5년 공공임대 아파트에 2001년에 입주했다. 2006년 3월 분양전환을 앞두고 우선 1단지가 2005년 초 주공에 분양원가 산출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1단지에 이어 2단지와 3단지도 나섰다. 그렇게 4000여 세대가 힘을 모아 덕정 지구 분양대책협의회까지 만들었다.
분양 전환 되는 5년 공공임대 아파트의 경우 건설원가는 분양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분양전환가격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의 산출평균가격으로 정해진다. 법에 명시된 건설원가 계산 공식은 최초입주자 모집당시 제시된 주택가격 + 자기자금이자-감가상각비.
2000년 최초입주자 모집 당시 주공이 밝힌 덕정 주공아파트 1단지 33평의 주택가격은 9635만원(택지비 2032만원, 건축비 6913만원, 지하주차장 건축비 69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해마다 반복됐던 주공의 5% 임대료 자동 인상의 부당함에 대해 2004년부터 싸움을 했던 터라 주공이 제시한 건설원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입주민들은 겨울이면 세탁실이 얼어 빨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을 경험하고 곳곳에서 잦은 하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주공이 저급자재를 써서 부실 공사를 진행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양주시 덕정 주공1단지 임차인 대표이자 덕정 지구 분양대책협의회 실무 총괄을 맡고 있는 김영관씨는 건설원가를 알아내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었다.
"건설원가는 분양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임대료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입주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합니다.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내용을 주공은 그 동안 숨겨 왔던 겁니다. 거기다 가격 산정 방식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더군요. 택지비나 건축비 계산이 원가 보다 비쌌어요."
김씨를 비롯한 덕정 지구 분양대책협의회는 주공이 원가 산출내역을 공개하지 않자, 자체적으로 조사 작업에 들어갔다. 아파트 건설 때문에 땅을 수용당한 원주민들을 직접 만나 땅 값을 확인하고, 건축비에 대한 조사 작업도 진행했다.
그 결과 넉넉하게 계산을 해도 33평을 기준으로 주공이 제시한 금액에 비해 원가와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공은 시중에서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질 낮은 마감재를 썼으면서도 2000년 당시 표준건축비 210만원을 적용해 원가로 계산을 했더군요. 택지비도 도로 옆 좋은 땅을 1평당 60만원에 수용하고,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평당 145만원을 적용해 원가로 계산했습니다."
"주공만 제대로 하면 거품 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