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쇠락 원인, 반미시위대 아닌 사령관 탓"

평택 안정리 주민들, 캠프 험프리스 사령관 사퇴요구 시위

등록 2006.06.28 09:35수정 2006.06.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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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평택 팽성읍 안정리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 앞 K-6 사거리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지역주민들

평택 팽성읍 안정리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 앞 K-6 사거리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지역주민들 ⓒ 이정석

"캠프험프리스 탈리엔토 사령관은 물러나라."

'평택범대위'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의 청와대 단식 농성 철회 기자회견이 열린 바로 다음 날인 27일, 안정리 주민들은 평택 미군기지 확정터 캠프 험프리스 앞 K-6 사거리에서 탈리엔토 캠프 험프리스 사령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국외국인관광시설협회 이훈희 평택지부장은 사거리 한 가운데에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삭발을 한 후, 상주두건을 착용했다. 이훈희 지부장은 "지역의 아버지처럼 여겨왔던 사령관은 오늘 부로 죽었다는 의미로 두건을 착용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여한 다른 주민들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단 채로 안정쇼핑타운 한복판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기존의 '맞불집회'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NEWS 21' 프로젝트는?

'NEWS 21'은 저널리즘 교육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카네기재단 후원으로 기획된 프로젝트로 미국 내 USC(University of South California), North Western, Columbia, UC Berkeley 등 4개 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들 대학교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911테러 이후의 미국인들이 인식하는 테러의 위협, 미국의 대외 안보 정책 등 각기 다른 여러 가지 테마들을 다루게 된다.

이 중의 일환으로 UC Berkeley에서 진행하는 'News 21 : South Korea' 프로젝트에는 지난 5월 버클리 대학원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취득한 Matt, Vanessa, Katie, Kim, Catherine 등 5명은 기자 활동경력이 있는 석사학생들로 구성됐다.
팽성상인연합회, 한국외국인관광시설협회 평택지부, 팽성발전추진협의회, 팽성명우회, 평택재향군인회 등의 단체들을 대표로 본정리, 안정리 일대 플래카드 설치와 맞불집회 등을 통해 지금껏 이들이 요구해오던 '불법시위 엄단, 평택 내 외부세력 철수, 예정된 기지이전계획 차질 없이 진행' 등은 '캠프험프리스 사령관 사퇴요구'로 바뀌었다.

'주민의 목소리냐 외부 세력의 개입이냐, 반미 혹은 진보냐 친미 혹은 보수냐'처럼 이념논쟁의 형태까지 띠었던 팽성 내부 주민들간의 갈등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김기호 팽성상인연합회 회장은 'News21' 팀과 만나 "지역 경제 침몰의 원인이 반미 세력들의 불법집회라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며 "시위가 주로 이루어지는 주말에 미군 사병들의 외출이 통제됨에 따라 주변 지역 상권이 아사(餓死)직전까지 몰렸기 때문에 그동안 사비를 들여가며 이를 반대하는 집회를 해왔지만 원인은 따로 있었다"고 말했다.

a K-6 사거리에서 안정쇼핑타운 방향으로 향하는 선두 차량과 시위대

K-6 사거리에서 안정쇼핑타운 방향으로 향하는 선두 차량과 시위대 ⓒ 이정석

a 안정쇼핑타운 입구에 걸린 현수막

안정쇼핑타운 입구에 걸린 현수막 ⓒ 이정석

a News21팀과의 인터뷰에 응한 팽성상인연합회 김기호 회장

News21팀과의 인터뷰에 응한 팽성상인연합회 김기호 회장 ⓒ 이정석

김 회장은 2년 전 부임한 탈리엔토 사령관이 캠프 험프리스 소재 미육군 당국과 한국 특수관광 협회간의 합의사항을 위반하고, 무분별하게 오프리미트(Off-limit·접촉금지대상업체를 의미)을 남용하고 있다며 탈리엔토 사령관의 퇴진과 주민들과의 협조를 올바르게 이끌어낼 수 있는 다른 사령관의 부임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추리 강제 철거와 얽힌 문제들이 모두 처리된다고 해도 현재 사령관이 계속 부임한다면 그다지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무기한 농성을 선언한 한국 외국인 관광시설 협회 이훈희 평택지부장

무기한 농성을 선언한 한국 외국인 관광시설 협회 이훈희 평택지부장 ⓒ 이정석

이훈희 한국외국인관광시설협회 평택지부장 역시 'News21' 팀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Good-neighbor 표창도 세 차례나 받고, 여태껏 기지확장이전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에게 강하게 저항하며 미군과 지역 주민들간의 원활한 관계유지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지금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사령관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지부장은 기지이전계획으로 한껏 오른 기대 탓인지 땅값은 계속 오르는데 지역 경제는 자꾸 뒷걸음질만 치고 있으니 우리는 어떻게 사냐며, 지역 경제의 위기는 반미세력 때문이 아니라 사령관의 약속 불이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탈리엔토 사령관은 기지확장이전반대 시위가 끝나고 외출 통제 조치가 해제된 후에도 이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자신의 책임이고 다른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 지역 직속사령관의 책임이라는 이유에서인지 사병들의 외출을 허락하되 안정리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면서 자신을 비롯한 주민들은 문제가 시정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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