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에 국립대는 안돼'... 해당 대학들 '반발'

충북대 "수도권 사립 독차지... 지역 국립대 무력화 될 것"

등록 2006.11.20 20:43수정 2006.11.20 20:45
0
원고료로 응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청장 이춘희, 이하 건설청)이 행정도시 내 대학설치 제안서 제출 자격에서 '국립대'를 배제키로 한 것과 관련, 해당 대학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건설청은 지난 17일 전국 156개 4년제 대학에 '대학설치 사업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다. 건설청은 오는 12월 15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금년 말까지 3개의 우선협상대상대학을 선정한 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 제안서 요청 대상에서 국립대학이 모두 빠진 것. 이에 대해 건설청은 "교육정책당국인 관계기관과 논의한 결과, 국립대가 행정도시에 이전하는 경우 정부 재정지원이 용이하지 않고, 기존 시설 및 설비 인프라의 낭비를 초래한다"며 "입학 정원 감축, 대학 통·폐합 등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방향과 상충된다는 의견을 제시받아 국립대를 제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건설청의 입장에 대해 그 동안 행정도시 내 입주를 추진해오던 충남대와 공주대, 한밭대 등 충청권 국립대학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들은 사실상 행정도시 입주에 대학의 사활을 걸어왔었다.

특히 충남대와 공주대, 한밭대는 사립학교인 한남대와 함께 복합캠퍼스 구축에 합의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행정도시 입주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준비에 나선 터였다. 그러나 준비 시작 열흘 만에 '충격적인 결정'을 통보받아 타격이 큰 상황이다.

더욱이 충남대는 최근 '의학전문대학 유치 포기'와 관련 지역 내 위상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상황 속에서 나온 또 한번의 '악재'이기에 반발도 즉각적이다.

충남대는 20일 오전 대학본부 회의실에서 '긴급 학무회의'를 열어 이번 행정도시건설청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립대학이 행정복합도시(행복도시)에 설치될 수 있도록 교육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충남대는 특히 "수도권 사립대학만의 대학설치는 지역 국립대학의 무력화를 초래함으로써 ▲지방대학 학생의 수도권 대학으로 유출 심화 ▲지역 국립대와 형성된 지역 산학연 협력관계의 훼손 ▲지역의 교육수요를 초과하는 대학교육 공급(대학의 증가)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지역 국립대학의 역량강화를 통한 공교육과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행복도시 내 국립대학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충남대학교 교수협의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행복도시 내의 국립대학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결정과 행복도시 건설청의 통보는 어불성설"이라며 "행복도시의 설립 취지와 현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이번 결정을 원천적으로 폐기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정부 당국에 강력히 요구한다"며 "만일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국립대 한 관계자도 "이번 결정대로라면 수도권 사립대학이 행복도시 입주를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대응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건설청은 행정도시 내에 2개의 대학입지를 마련,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기본계획에 반영한 상태며, 행정도시 남동쪽에 위치한 50여만평 규모에 대학을 설치할 계획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3. 3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