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님! 숲 좀 그냥 내버려 두세요"

대전시민 523인, 월평공원 관통도로·성북동 골프장 건설 백지화 촉구

등록 2007.04.04 11:55수정 2007.04.0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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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전시민 523인은 4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월평공원 관통도로와 성북동 골프장 건설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시민 523인은 4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월평공원 관통도로와 성북동 골프장 건설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 도심 안에 남은 마지막 숲인 월평공원과 골프장 건설로 파괴될 위기에 처한 성북동 일대 녹지를 지키기 위해 대전 시민 500여명이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전지역 23개 시민사회환경단체로 구성된 '월평공원-갑천 생태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푸르고 쾌적한 대전을 위해 월평공원 관통도로와 성북동 골프장 건설계획은 백지화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대전시민 523인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대전 도심에서는 3천만 그루 나무심기가 떠들썩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30년이 넘도록 울창하게 도시를 지켜온 숲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2007년 봄은 더 이상 푸르고 화사한 봄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대전시민의 허파이자 도시의 생태축인 월평공원과 갑천이 동서로 연결 도로계획으로 두 동강이 날 상황이고, 대전의 동맥경화를 막아줄 생명벨트인 성북동 일대가 골프장 건설로 송두리째 사라질 판"이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박성효 대전시장을 향해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숨쉬기 편하고 푸른 대전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한편에서는 도로와 택지, 골프장 건설을 통해 20~30년 이상 잘 가꿔온 숲과 하천, 농경지를 마구 훼손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들은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시장님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를 위한 도로건설과 기업의 개발이익만을 위해 시정을 펼치는 시장은 평범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박 시장에게 "월평공원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백지화해 월평공원과 갑천의 아름다운 생태계와 자연경관을 잘 가꿔 모든 대전 시민은 물론, 우리의 미래세대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또한 성북동 골프장 건설계획도 즉각 중단하고, 성북동에 걸맞은 생태마을과 친환경농촌마을로 가꾸어 미래자원을 충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러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5월 3일까지 지식인, 법조계, 의료계, 종교계, 노동계, 미래세대 등의 릴레이 선언 ▲아파트 집집마다 노란 깃발 게양 ▲매주 시내 주요 장소에서 서명운동 및 캠페인 전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한 시민홍보 활동 등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는 서남부지구와 현 대전 도심지인 서구 내동을 잇는 총 연장 2.1㎞의 도로 건설을 201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월평공원과 갑천생태계의 파괴를 이유로 이에 반발하고 있으며, 대전시는 이 구간 중 500m를 터널로 건설하는 등 친환경적인 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대전도시개발공사는 방동저수지가 있는 유성구 성북동에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환경단체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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