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이 좁은 베트남 주택의 입구 모습
한정환
최근에는 패키지여행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지만, 얼마 전까지는 이웃사람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패키지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지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만 가고, 개인적인 행동은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던 게 사실입니다.
평소 해외에 나가면 혼례, 장례식 등의 행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했고, 집은 어떤 구조로 지어 거주하는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에선 주변 경관에 감탄하여 일행들과 함께 환호를 질러보고 합니다.
그러나 궁금한 주택의 구조를 보려면 혼자서 주인 허락 없이 들어갈 수 없기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겉모습만 봅니다.
그런데 간절한 소망이 있으면 뜻은 이루어지나 봅니다. 하롱베이 섬 관광을 마치고 버스로 하노이로 오는 도중, 파인애플 가게가 밀집한 마을에 잠시 정차합니다. 가이드가 우리 일행들에게 파인애플 서비스를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합니다. 파인애플 가게 주인이 가이드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친밀하게 대화도 나누는 걸 보니 오랜 단골 관계인가 봅니다.
그래서 가이드에게 특별히 집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느냐고 물어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주인은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기색 없이 흔쾌히 내부를 보라고 합니다. 눈치가 빠르고 친절한데다 사람을 가까이하는 것 같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집 내부를 한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라 거절할 수도 있고, 설령 구경한다고 해도 집주인이 따라다니며 침실 등을 구경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집 주인은 그냥 들어가 마음껏 구경하라고 합니다.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