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주 워런의 맥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타운홀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해리스의 주권 개념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조국의 주권을 포기하는 것보다 더한 불충은 없다"며 해리스가 지금까지 한 것은 "범죄"라 평했다. 최근 국경 단속으로 줄기는 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시기 불법 이주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찍었고 그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해리스를 향한 비판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같은 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외곽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이 대거 거주하는 워런에서 나왔다. 미시간은 통계적으로 민주당 우세지만 트럼프가 자신의 승리 가능성을 놓지 않는 지역이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가 예측되었지만 실제로는 트럼프가 이겼다. 지난 대선의 경우 바이든이 안정적으로 이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결과는 50.5%, 47.8%, 불과 2.7% 포인트 차이였다. 9월 마지막 주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47%, 해리스 48%로 초접전이다.
2010년대 이후 빠르게 악화된 계층 격차를 둘러싸고 미국의 노동 문제는 두 가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노조의 단체 교섭권으로 지난해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바이든은 공개적으로 노조를 지지했고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을 했다.
다른 하나는 불법 이주자들에게서 원인을 찾는 것으로 트럼프의 반이주자 정책과 맞닿는다. 얼마 전 해고당했다는 한 자동차 산업 노동자는 9월 27일 트럼프 유세에 서 불법 이주자들이 미국 노동자의 입지를 약화시킨다며 그 대책을 물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재임 시 국경 벽을 세웠다는 것을 환기하고 국경을 닫아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할 것이라 답했다.
이날 트럼프는 자동차 산업 및 노동자 보호책으로 관세를 언급했다. 수십 년간 미국의 적국뿐 아니라 동맹국 모두 미국에서 이익을 취했다며 미국 제조업을 보호할 방편으로 관세 도입을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을 언급했다. 19세기 말 50% 가까운 관세를 매겼던 대통령으로 공화당이 20세기 자유 무역주의를 수용하기 전까지 관세 지지 정책 노선을 취했음을 환기하기 위함이었다.
이날 트럼프는 노동자 보호 정책으로 석유 개발을 지지했다. 노동자 계층은 미국 인플레이션의 실질적 타격을 받는 이들이다. 트럼프는 물가 안정의 시작점을 에너지에서 찾았다. "모든 것(경제 영역)이 에너지를 따라간다"며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에서 찾고 매장된 석유를 개발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화석연료 사용 지지는 기후 변화 대책과 노조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그는 기후 변화 대책 일환으로 전기차 도입을 추진하는 바이든 정책 노선(그린 뉴딜)을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그린 뉴XX"로 언급하고 당선된다면 전기차 정책을 즉시 폐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뒤이어 노동자의 삶과 일자리를 불안하게 하는 전기차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 숀 페인 UAW 위원장을 비판했다.
각자 오차 범위 내에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 애리조나와 미시간에서 한 해리스와 트럼프의 약속은 유권자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까. 11월 5일에 있을 미 대선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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