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숨진 윤락업소 '포주'의 장부

목숨 앗아간 '쇠창살' 설치비도 윤락여성에게 떠넘겨

등록 2000.09.29 11:44수정 2000.09.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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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준 기자의 군산윤락가 화재현장 취재 6

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화재 참사로 희생된 윤락녀들이 도망을 못 가도록 설치한 쇠창살을 '포주'로부터 강매 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9일 윤락업소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희생자들이 도망을 가지 못해 질식사한 것은 문제의 쇠창살 때문이었다.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화재사고 업소의 '포주' 박OO(29) 씨가 작성한 장부에 따르면 쇠창살(샤시) 설치비 150,000을 윤락여성들이 지불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박씨는 이밖에도 윤락여성들에게 이불, 가구, 커튼 등을 시중가보다 3∼4배의 비싼 가격으로 되팔아 폭리를 취해 왔다.

이불 260,000원, 가구 150,000∼240,000원, 커튼 140,000∼270,000원, 단체복 250,000원 등 윤락여성들은 1.5평 방에 필요한 물품을 모두 '포주'에게서 구입했다.

포주인 박씨는 윤락여성들이 한번에 물품 구입비를 지급하지 못하자 이를 빚으로 기록해 두기도 했다.

한편 박씨는 '쟈야 아줌마' 계와 '제인 이불' 계를 들어 한 달에 각각 4백만 원과 2백만 원씩을 지출해 왔다.

이와 관련 희생자 임00(20) 양의 아버지 임00(46) 씨는 "포주들이 불쌍한 아이들의 등까지 처먹고 모자라 쇠창살까지 얘들 돈으로 설치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임씨는 "도망간 포주 부부를 반드시 잡아야 하고 관련 공무원도 처벌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제 인권위원회라도 찾아가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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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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