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선 피해 미군측 무성의 규탄

전동록 씨 피해배상 2차 촉구대회

등록 2001.12.10 22:55수정 2001.12.1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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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오후 2시 파주 Camp Howze 앞에서 민주노동당,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경기도민중연대 공동 주최로 약 4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제2차 '미군기지 고압선 피해자 전동록 씨 피해배상 촉구대회'가 열렸다.

지난 11월 17일 있었던 첫번째 항의집회에서 비무장 상태에서 시위대와 갑작스레 충돌한 때문인지 경찰 병력도 세 배 정도 늘고, 단단히 무장을 갖춘 채 사뭇 긴장된 모습이었다.

이날은 지난 집회에서 부대측에 전동록 씨 고압선 피해에 관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서면으로 답변을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20일이 넘도록 아무런 대답도 없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미군기지 반환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규탄발언에 나선 김종일(자통협 사무처장) 씨는 "지난번 부대측과 협상을 벌이고 답변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이는 미군은 잘못을 저질러도 한국측이 대신 배상하는 등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한미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미군측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난했다.

이어 오후 3시부터는 전동록 씨 맏아들 전민수 씨, 자통협 김종일 사무처장, 민주노동당 이승헌 자주통일국장,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이소희 사무국장이 대표단으로 구성되어 Camp Howze 민사과장과 약 40분간 면담을 가졌다.

책임부대 문산 Camp Giant로 밝혀져
... 12월 20일 미2사단 민사참모와 면담 예정


민사과장은 대표단이 부대측의 답변이 없는 것에 대해 항의하자 고압선 등 파주지역의 모든 미군시설에 대한 설치, 관리는 문산에 있는 Camp Giant 담당으로, 사고가 난 공사현장에 나온 전기기술자들도 그곳 부대 소속이라고 밝히고, 상급부대인 Area I(경기북부지역) 지원사령부(의정부 Camp Red Cloud 소재) 소속 미 2사단 민사참모 윌시(Wilsey) 중령과의 면담을 제안했다.

날짜는 미군측의 동계훈련이 끝나는 바로 다음날인 19일 오전 10시 경으로 하고, 대표 1인에, 언론사의 취재가 없는 조건에서다. 이에 대표단은 대표는 5인 내외로 하고, 언론사의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할 것을 조건으로 20일과 26일, 27일 3일 중에 하루를 택할 것을 역제안했다.

이후 12월 10일 미군측이 날짜는 20일 오전 10시로 하고, 언론사의 취재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대표단을 5명으로 구성하는 것엔 동의한다는 의견을 보내왔고, 시민사회단체 쪽에서 일단 이에 응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조만간 미군측과 책임있는 선에서의 면담이 있을 예정이다. 그 동안 책임관계조차 불분명했던 것이 이제야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 것이다.

아들 전민수 씨는 "고압선 관리는 이곳 부대가 아닌 다른 부대에서 한다는 이야기는 오늘 처음 알았다"며 허탈해했다. 만일 피해자 가족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의 계속된 항의가 없었다면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은 그 동안 부대측이 책임관계 등 사고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조차 소극적으로 임해온 것에 대한 규탄의 의미로 Camp Howze를 향해 준비한 달걀을 던지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지었다.

전동록 씨의 모습에 일희일비하는 사람들

집회 후엔 참석자들 일부가 전동록 씨가 입원해 있는 인근 일산병원(10층 1059호)을 방문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상태가 안좋아 격리실에 있다보니 바깥 나들이는 물론, 면회조차 힘들었던 전 씨는 오랜만에 우루르 몰려온 사람들을 보더니 사람 모습이 그리웠던 양 "일개 대대가 왔다"며 반가워했다. 그러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고생만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해 참석자들이 따라 우는 등 한동안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하지만 "전동록 씨가 건강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도 힘을 주는 것"이라는 말에 곧 평정을 되찾은 전 씨는 "으쌰 으쌰 하느라 힘들었을텐데 어떻게 이곳까지 왔느냐"고 말해 무거웠던 분위기를 삽시간에 바꿔놓았다.

전 씨의 표정,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 역시 자기 자신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을 것이다. 절망스러운 가운데서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는 전 씨의 모습을 언제까지고 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현재 전동록 씨는 사고 후유증으로 신부전증이 악화된 데다 오른쪽 팔 수술부위에 염증이 생겨 재차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치료비 가처분 소송 결과도 나오지 않는 등 치료비 마련이 막막해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을 바랍니다. 

농협 215088-52-114856 이명화

덧붙이는 글 현재 전동록 씨는 사고 후유증으로 신부전증이 악화된 데다 오른쪽 팔 수술부위에 염증이 생겨 재차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치료비 가처분 소송 결과도 나오지 않는 등 치료비 마련이 막막해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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