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고압선 피해 전동록씨 끝내 사망

[현장중계] 사고발생 11개월여만에 일산병원에서 숨져

등록 2002.06.06 13:43수정 2002.06.1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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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명완/공희정/홍성식/권박효원/임경환 기자
사진- 권우성/현장사진연구소
플래시제작 - 플라타너스


<10신:10일 오후 2시>평택 미군기지 앞 노제, 큰 마찰없이 끝나

오후 12시 10분께 장례 운구행렬은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고 전동록씨 생가에 도착했다. 부인 이명화씨를 비롯해 가족들은 전씨의 영정 앞에 절을 했으며 10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은 묵념을 했다.

이어 가족들은 집 앞 노제에서 고인의 옷과 유품 등을 태웠다. 전씨의 집 유리창에는 생전에 집을 방문한 녹색연합 회원들이 남긴 '건강하게 사십시오. 힘내십시오' 글귀가 남아 있어 참가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12시 25분께 생가를 떠난 운구행렬은 오후 1시께 파주시 조리읍 미군 제 2사단 공병여단 캠프 하우즈(Howze) 입구에 도착, 노제를 진행했다. 미군기지 정문 앞에는 200여명의 경찰력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에 경계를 서고 있었으며 정문 뒷편으로는 10여명의 미군들이 노제를 지켜보고 있었다.

미군 기지 앞 노제에서 전씨의 부인인 이명화(48)씨와 가족들은 지난 사고와 11개월간의 병상 생활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오열을 해 주위 사람들은 안타깝게 했다.

고 전동록씨 장례위원회 이용배 위원장은 기지앞 노제에서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살인이며 제2, 제3의 전동록씨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을 끝까지 규명, 미군 당국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1시 30분께 전씨 가족과 100여명의 노제 참가자들은 미군들을 향해 "미군은 한국에서 떠나라"를 외친 후 노제를 마쳤으며 운구 행렬은 벽제 화장터로 향했다.

<9신: 6월10일 오전 11시30분> 장례행렬, 일산병원 앞 노제 마치고 파주 생가와 미군기지로 이동중

▲ 경찰의 저지로 미대사관과 용산미군기지 등에서 예정되었던 노제를 포기한 채 일산병원 앞 네거리에서 경찰에 둘러싸인 채 노제를 지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로 향하려던 고 전동록씨 장례행렬은 경찰의 제지로 결국 무산됐다. 이어 10시 5분께 일산병원 앞에서 가족과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제가 열렸다.

문성현 신부는 조사(弔辭)에서 "전동록 형제의 운명은 우리의 운명을 잘 보여준다"면서 "미 대사관으로 가려고 했지만 미군이 우리의 다리를 자르고 미군기지를 끌어내려고 했지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주쪽에서 미군기지 등의 사진을 찍어온 작가 이용남씨는 "우리의 장례풍속은 고인의 가는 길에 노자돈을 쥐어주는 것이 풍습인데 전씨에게는 그 돈을 쥐어줄 팔이 없다"면서 "전동록씨의 입관 때 팔이 없어 시신이 관속에서 움직이는 것을 막기 위해 몸 옆에 나무를 대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울먹였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조사(弔辭)에 이어 10시 40분께 고 전동록씨의 죽음을 기리는 부활굿이 진행됐다. 노제는 10시50분께 부활 굿으로 끝났다.

노제를 마친 운구 행렬은 파주에 있는 고 전동록씨의 생가로 이동한 다음, 미군기지 앞에서 마지막 고인의 노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 서울시내 노제를 위해 버스가 준비된 지하철 3호선 백석역까지 행진을 벌이는 장례행렬.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일산병원앞 네거리에서 장례행렬을 가로막은 경찰. ⓒ 오마이뉴스 권우성

<8신:6월10일 오전 9시50분>경찰, 여성 시위자 가슴만져 '성추행' 논란

노제를 지내기 위해 서울진입을 시도하던 도중 경찰의 저지를 받고 발이 묶인 고 전동록 씨 장례행렬은 병원 앞 도로에서 노제를 지내기로 결정했다.

한편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던 와중에 경찰이 한 여성 시위자의 가슴을 만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현재 이를 놓고 성추행 논란이 일고 있다. 시위대는 해당 경찰과 현장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며 계속 시위를 벌이고 있다.

<7신:6월10일 오전 9시>대로변에서 경찰병력에 포위당한 장례행렬

고 전동록 씨 장례가 예상대로 경찰의 무력저지로 병원 앞에서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오전 7시 발인을 마친 장례행렬은 노제를 지내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중 병원앞에서 대기중이던 전경들에 의해 길이 막혔다. 전경병력은 병원앞에서 서울방향 6차선, 4차선 도로를 모두 막고 있다.

현재 장례행렬과 전경병력간에 서울 진입을 놓고 심한 몸싸움이 전개되고 있으며, 장례행렬은 사거리 중간에서 전경들에 포위된 채 꼼짝 달싹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몸싸움 과정에서 시위자 1명이 전경들에게 집단구타 당하는 등 상해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를 취재하던 <오마이뉴스> 사진기자가 전경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 장례행렬에 참가한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경찰이 방패를 날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부서진 경찰차 유리창. ⓒ 오마이뉴스 권우성


<6신:6월9일 새벽 1시>일산병원 영안실 막아선 경찰

9일 새벽 12시20분경 경찰이 전동록씨의 빈소가 마련된 일산병원 영안실의 문상객들을 막아서는 바람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와중에 구로청년회 회원 1명이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구로청년회 고영국 회원에 따르면 "12시 20분경 30여명의 회원들이 일산병원 영안실로 들어가려는 데 갑자기 병원 바깥쪽 길 건너편에 있던 사복 의경 30여명이 병원 안으로 뛰어들어 장례식장 입구를 봉쇄했다"고 전했다.

한 회원은 또 "의경들은 처음에는 '당신들이 집회하는 것을 막으려고 왔다고 말하다가 나중에는 '혹시 당신들이 시체를 빼돌릴지도 몰라서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한 문상객은 "경찰 관계자가 '위에서 문상객들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구로청년회 일부회원들은 또 "의경들 입에서 술냄새가 났다"면서 "내일 제대하는 동료가 있는데 한잔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영안실에 들어가려는 구로청년회 회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의경과의 심한 몸싸움 과정에서 오인환 회원이 의경 발에 얼굴을 채여 일산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기도 했다. 일부 여성회원들도 갑자기 60여명으로 불어난 의경들에게 집단구타 당해 경상을 입었다.

이와관련 대책위 한 관계자는 "노제를 앞두고 장례식을 무사히 마치려는 가족들을 간접적으로 협박하고, 시민사회단체들과 이간질시키려는 의도된 도발이 아니냐"면서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 사복경찰들이 고 전동록씨 빈소가 차려진 일산병원 장례식장입구를 팔장을 낀 채 완전 봉쇄하고 있다. ⓒ사진제공 구로청년회

▲ 구로청년회 관계자들은 이날 사복경찰들의 입에서 술냄새가 심하게 났으며, 일부 경찰이 "내일 제대자를 위해 한 잔 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 구로청년회

▲ 문상을 위해 방문한 구로청년회 회원들과 이를 저지하는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구로청년회

▲ 경찰의 발길질에 얼굴을 맞아 쓰러진 구로청년회 오인환 회원. 입안이 터져 피가 흐르고 있다. ⓒ사진제공 구로청년회


고 전동록씨 장례비용 조달 어려워

고 전동록씨의 사건 해결에 동참해왔던 각계 사회단체, 시민들은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주한미군과 한국정부에 엄중히 책임을 묻는 장례식을 노제로 지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3000만원 이상 드는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장례위원회는 일단 장례위원회 위원 중심으로 장례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장례위원장은 10만원 이상, 고문-지도위원-공동집행위원장은 5만원 이상, 장례위원은 2만원 이상 등으로 목표액을 정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장례위원회는 모든 국민을 상대로 장례위원회에 참여할 것으로 호소하고 있다. 참가신청은 6월 8일 토요일 5시까지이며, 위원회와 상관없이 도울 사람들을 위해 계좌를 열어 놨다.

입금계좌 : 국민은행 822-01-0206-761 이정우(전동록씨 공대위)


<5신 대체:6월 8일 낮 3시20분>"주한미군은 고 전동록씨 영정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 경찰들을 길 건너편으로 밀어낸 시위자들이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주노동당, 자통협, 전국민중연대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고 전동록씨 장례위원회'는 8일 낮 12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주한미군 규탄대회를 열고 전동록씨 사망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홍근수 상임의장은 "한국 국민이 미군시설 때문에 죽음을 당했는데도 주한미군 측에 말 한마디 못하는 한국정부가 원망스럽다"면서 "한국정부는 하루 빨리 주한미군 측에 전동록씨 사망 사건에 대한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규탄연설을 끝내고 오후 1시경 성조기 화형식을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화형식을 저지하려는 경찰들과 장례위원들 사이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들의 격렬한 몸싸움 때문에 한동안 그 주위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고 전동록씨 추모 동영상 / '민중의 소리' 제작

집회가 끝나고 홍근수 자통협 상임대표, 김준기 민주노동당 경기도지사 후보, 김종철 민주노동당 용산구청장 후보, 노순희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상임의장 등 4명은 주한미군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주한미군 측은 "SOFA규정상 항의서한을 직접 받을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이날 영국 로이터 통신 등 8개사의 외신 기자들이 규탄대회 현장에 몰려들어 취재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지만 국내언론사들은 여전히 전동록씨 사망사건에 대해 냉담했다.

한편 장례위원회측은 전동록씨 노제를 10일 오전 9시부터 미대사관 앞에서 열 예정이지만 월드컵 한국과 미국전이 열리고, 응원전이 펼쳐지는 장소이어서 다소 유동적이다.

▲ 성조기 화형식을 앞두고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시위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오노 선수와 부시 미 대통령을 풍자한 상황극.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4신 :7일 오전 10시 40분>
10일 세종로 미 대사관, 용산 미군기지 등에서 '노제' 예정


오전 일찍부터 전동록씨 가족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가족회의에서는 장례위원회에서 제안한 장례 절차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장례위원회는 오는 10일 세종로 미 대사관, 용산 미군기지 등에서 노제를 지낼 것과 마석 모란공원에 장지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장례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번 장례에 소요될 장례비용 30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6일 밤 늦게 민주노동당 도지사선본 관계자 100여명이 위로 방문을 해 쓸쓸했던 빈소는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고 장례위원회 관계자는 전했다.

[관련기사]
1. "고압선 이전 요구 묵살하더니..."(첫보도)
2. "팔다리 잘린값이 60만원이라고?"
3. 미군 고압선피해 전동록씨 보상촉구 확산


월드컵 열기에 묻힌 '미군 피해 노동자'의 죽음
김준기 경기지사 후보, 유별난 관심

미국과의 축구 경기 열풍에 미군이 관리하던 고압선에 감전돼 숨진 노동자의 죽음이 외면당하고 있다. 7일 발간된 대부분의 주요 일간지들은 한국-미국전 전망 등 월드컵 관련 보도에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했지만 6일 숨진 건설 노동자 전동록 씨에 대한 보도는 찾아볼 수 없다.

6.13 지방 선거에서 한 표가 아쉬운 손학규(한나라당)-진념(민주당) 후보도 미군 관련 이슈가 부상될 것을 의식, 전씨의 죽음에 대해 애써 거리를 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공천으로 경기지사 선거에 입후보한 김준기 후보(www.kimjunki.com, 사진 오른쪽)만이 전씨의 죽음에 대한 여론의 환기를 촉구하고 있다. 김 후보는 7일 오전 11시 문화방송(MBC)에서 방영된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 정책 토론회에 참석,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토론회에 앞서 주어진 모두 연설에서 "유권자 여러분, 작년 7월 경기도 파주에서 2만2천 볼트 고압선에 감전된 전씨를 아십니까?"라고 말문을 연 김 후보는 "전씨는 미군 부대가 관리하는 고압선에 감전돼 청력을 잃고 양팔을 절단하는 중상을 입었지만, 미군은 단돈 60만원을 주고 갔고, 우리 정부도 모른 체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6일 전씨가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도민 여러분, 함께 애도합시다. 애도의 감정을 표합니다. 국방부와 미 대사관을 찾아가 전씨 죽음에 대한 엄중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제2의 전동록'이 생기지 않도록, 미군 문제를 해결하는 경기도지사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제3신 대체:6일 오후 9시 30분>
"퇴원하면 쓸려고 의수, 의족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찾아오는 이 없어 쓸쓸한 고인의 빈소


6일 숨진 고 전동록 씨는 하루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만간 퇴원을 생각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상황에서 갑자기 유명을 달리해 가족과 주위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고인이 유언 한 마디 남기지 못한 채 갑자기 숨을 거둬 퇴원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유족들의 상심은 더욱 큰 것 같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인에게 갑자기 '문제'가 생긴 것은 어제(5일)저녁 8시경 저녁식사를 하면서였다. 이후부터 고인이 숨을 거둘 때까지의 경과를 간추리면 이렇다.

지난해 7월 감전사고를 당한 후 혈관교체수술을 받은 고인은 수술 후유증으로 소화장애를 겪어왔는데 이날 저녁 고인은 누룽지로 저녁식사를 때웠다.

식사를 마친 후 고인은 부인 이명화 씨가 자동칫솔로 양치질을 시켜주는 도중 '어지럽다'며 뒤로 쓰러진 후 갑자기 숨이 멈춰 버렸다. 이에 놀란 부인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가슴마사지를 통해 겨우 소생시켰으나, 의식불명인 고인에게는 산소마스크가 채워졌다.

이에 대해 의료진은 "식도가 막힌 것 같다"고 설명했으나 가족들은 고인의 배가 갑자기 불러오는 것을 보고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던 중 밤 11시경부터 고인의 입, 코, 귀 등에서 피가 나오자 주치의는 (혈관수술 때 삽입한)"인공혈관이 터져 고인 피가 흘러나온 것"이라며 급하게 수혈을 시작했다. 일단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치의의 설명에 대해 가족측이 쉽게 동의하지 않아 다소 논란이 있었다.

6일 오전 9시 주치의는 최종적으로 "가망이 없다'고 밝혔고, 가족들도 "더이상 고통을 줘선 안된다"며 수혈을 중단했다. 12시 25분경 고인의 심장이 멈추었고, 오후 1시 5분 산소호흡기를 제거하였으며, 이어 25분 뒤인 1시 30분 영안실로 시신이 옮겨졌다.

고인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부인 이명화 씨는 당혹과 함께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남편의 죽음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어서 할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혈관교체수술의 경과가 좋아 퇴원문제까지 거론하던 중이어서 더욱 층격이 크다"며 "퇴원하면 쓰려고 의수, 의족까지 준비하려 했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씨는 또 "이렇게 죽을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고통스럽게 하지나 말걸...너무 허망하게 가서 기가 막히다"고 울먹였다.

▲고인의 빈소를 찾아 절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이날 오후 3시 열린 대책위 실무자회의에서는 고인의 장례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 결과 1)정치인, 시민단체 관계자, 사회 저명인사 등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 장례를 사회장 형태로 치르며, 2)고인이 사고를 당한 현장과 용산 미군기지, 세종로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노제를 지낸후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으로 하며, 3)고인의 사고후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문제에 대해 토요일(8일) 오후 1시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추모 및 규탄집회를 개최키로 결정했다.

실무자회의의 토론결과는 저녁 8시 30분에 개최된 시민사회단체 주요대표자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

고인의 빈소에는 대책위 관계자 30여명과 대학생 30~40여명이 찾아와 삼삼오오로 모여 고인의 힘들었던 병상생활을 얘기하며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빈소 오른쪽에는 민주노동당 성남수정지구당 명의의 대형 조화가, 왼쪽에는 김준기 민노당 경기도지사 후보 명의의 조화와 진념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명의의 조화가 보인다.

밤이 깊어가면서 고인의 빈소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더욱 쓸쓸한 분위기다.

<제2신:6일 오후 4시> 미군 고압선 피해자 전동록 씨 끝내 숨져

사고발생 열흘뒤 온몸에 붕대를 감고있는 전동록씨.ⓒ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2001년 7월16일 경기도 파주시 뇌조리에 위치한 미군 부대 캠프하우즈 인근 공사장에서 미 2사단 공병여단이 관리하는 2만2900볼트 고압선에 감전, 청력을 잃고 양팔을 절단하는 중상을 입은 전동록씨(54세)가 사고발생 11개월여만인 6일 12시 45분 경기도 일산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시신은 오후 1시30분 이 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신부전증과 장기손상에 시달려왔던 전씨는 지난해 12월엔 신촌세브란스 심장혈관센터로부터 '감전사고로 혈관이 타들어 가면서 동맥과 정맥이 합쳐져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이후 힘겨운 재활치료와 입원치료를 병행해 왔다.

허술한 고압선 안전관리의 혐의를 받고있는 미군은 사고발생 11일만인 지난해 7월27일 치료중인 전씨를 찾아 60만원의 위로금만을 전했을 뿐, 사고의 책임을 전씨의 부주의 탓으로 돌렸다.

이후 전씨의 가족들은 국가와 건축주를 상대로 치료비지급 가처분신청을 냈고, 지난 1월10일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공현 부장판사)는 제때 치료비가 지급되지 못해 자칫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가는 전씨에게 임시로 (치료비)2천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6월6일 전동록씨의 사망소식을 접한 아들 민수(26)씨와 가족, 친지들은 고통과 신음 속에서 11개월의 시간을 보내야했던 전씨의 '처참한 마지막 생애'를 떠올리며 오열을 참지 못했다고한다.

한편, '전동록씨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영안실이 설치된 일산병원에서 향후 장례절차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버지의 근황을 인터넷에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사고의 참상을 알린 민수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건강하고 밝았던 분이셨는데..."라며 복받치는 설움에 말끝을 이어가지 못했다. 빈소는 일산병원 영안실 2호(031-902-3899) 발인은 6월10일. 장지는 벽제 용미리.

다음은 6일 새벽 1시부터 사망하기 전까지의 병상 일지이다.

<6일 새벽 1시>산소호흡기로 수명 연장 시도

▲고인이 생전에 부인이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고 자신의 피해상황을 담은 사진전시회를 구경하고 있는 모습 ⓒ 민중의소리

갑자기 악화된 지 하루만에 복수가 차고 코로 출혈을 계속하신 상태에서 산소호흡기로 수명을 연장하고 있고, 의사는 운명하실 것 같다고 하여 가족들 모두 면회하라고 하였다.

<6일 새벽 6시>"소생가능성 없다"

전동록씨 친지 분들이 새벽 4시경 상경하여 면회를 하였다. 소생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를 주치의를 통해 직접 확인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주치의는 오전 7시경 출근한다고 하여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태이다. 가족들에 따르면 "의사의 의견을 들어본 후 전동록씨가 소생가능성이 없다면 산소호흡기에 더 이상 연명하시게 하진 않겠다"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6일 오전 9시30분>혈액공급 중단

오전 급하게 연락을 받고 출근한 주치의의 소견으로는 더 이상 회생이나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어 오전 9시 30분 공급하던 혈액의 공급을 중단하고 임종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동록씨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는 향후 장례절차와 일정 등에 대한 회의를 한다고 한다.

<6일 오후 1시>심장 박동 정지상태

일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중이신 전동록씨가 수혈 중단 2시간째인 현재 심장은 멎은 상태이다. 산호호흡기로 호흡만 유지되고 있는 상태이고 한 두시간 후에 운명하실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주한미군 고압선 피해자 전동록 씨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보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김준회


사고발생 열흘뒤의 전동록씨.ⓒ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주한미군 고압선 피해자 전동록씨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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