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압선 피해자 전동록 씨 사진전

“붕대를 감고 있어도 팔다리가 붙어 있는 사진이 제일 낫지“

등록 2002.03.10 11:59수정 2002.03.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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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체어를 타고 사진 보고 있는 전동록 씨

"붕대를 감고 있어도 팔다리가 붙어 있는 사진이 제일 낫지"

지난 9일, 공사도 중 2만2천 볼트 미군고압선에 감전돼 사지를 절단하고 처절한 투병을 하고 있는 전동록(54.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파주리) 씨가 자신을 돕기 위해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여성회관 로비에 마련된 사진전시장을 두 아들의 도움을 받으며 부인과 함께 찾았다.

투병에 지친 듯 초췌한 얼굴에 모자를 눌러 쓴 모습으로 사진전시장에 들어선 전 씨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현장사진연구소(소장 이용남)에서 촬영한 자신의 투병모습을 가족들과 함께 일일이 둘러 봤다.

사진전을 둘러보던 전 씨 가족은 팔다리를 절단하기 전 병원에서 붕대를 감고 투병하던 모습을 담담히 지켜보기도 했고 당시의 고통이 기억나는 듯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또 팔다리가 잘려나간 모습이 담긴 사진 앞에서는 가족 모두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전시장을 둘러 본 전 씨 가족은 전동록 씨 돕기 파주대책위원회(위원장 양재일)가 주최하고 바르게살기파주읍위원회(회장 양재일)와 현장사진연구소(소장 이용남)가 마련한 나눔 장터로 자리를 옮겨 자원봉사를 나온 파주사랑자원봉사단(단장 권오영) 회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밖에 나온 전 씨 가족들은 사진 전시장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오늘이 사고 후 첫 외출"이라며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있는 만큼 실망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겠다"고 밝은 모습으로 말했다.

한편 전 씨 돕기 파주대책위가 마련한 이날 나눔 장터에서는 ‘전동록 씨 문제 해결을 위한 공대위’ 회원들과 송달용 파주시장, 우춘환 민주당 위원장 직무대리, 바르게살기 파주시협의회 회원, 전교조, 파주시민회, 봉일천초교 학부모회 등 많은 파주시민들이 전 씨 돕기에 동참했다.

또 대한적십자사 파주통일로봉사회(회장 송규범)와 파주읍 직원 일동, 파주읍 이장단협의회 등 공무원들과 사회단체에서도 성금을 보내오기도 했다.

이날 나눔 장터에서는 차와 두부, 파전 등을 판매해 316만여 원을 모금했으며 모금된 기금은 결산이 끝나는 대로 전 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또 현장사진연구소에서도 사진전을 통해 마련된 기금과 앞으로 며칠 간 모금기간을 연장, 모금된 전액을 전 씨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전동록 씨는 현재 콩팥 기능이 다시 떨어져 13일 신체감정을 한 뒤 재 입원할 계획이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도움 주실 분은 국민은행 822-01-0206-761(전동록 씨 공대위)나 문의전화 02-755-3537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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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지역신문사에서 31년째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농민신문에서 접하게 됐고 중앙일간지나 각종 언론에 많이 할애되지 못하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이나 진솔된 삶을 살아가는 이웃, 그리고 문제점 등을 알리고 싶어 접속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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