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야 민들레야 슬픈 민들레야

남도 들꽃(14)

등록 2002.04.09 13:42수정 2002.05.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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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민들레가 남도 들녘을 화려하게 꾸며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지만 결코 뽐내지 않습니다.
뿌리를 내릴 수만 있으면 어디에서도 잘 자랍니다.

민들레를 보면 왜 슬픔이 밀려올까요?
고달픈 민중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요즘 같으면 살맛이 납니다.
이곳 저곳에서 민중들이 깨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들레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민들레

김구연


노오란
꽃등 켜 들고
길가에
비켜서 있다.

누군가
길눈 어두운
손님이
오시는가 보다.


민들레

이해인


밤낮으로 틀림없이
당신만 가리키는
노란 꽃시계

이제는 죽어서
날개를 달았어요

당신 목소리로 가득 찬 세상
어디나 떠다니며 살고 싶어서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
나도 사랑하며 살고 싶어서

바람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뛰었어요

주신 말씀
하얗게 풀어 내며
당신 아닌 모든 것
버리고 싶어

당신과 함께 죽어서
날개를 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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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 정년퇴직한 후 태어난 곳으로 귀농 했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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