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이 나오기 전에 주는 녹두지짐과 돼지고기 찜정용국
어제 고려호텔에서도 점심으로 냉면을 먹었지만 옥류관이라는 유명세는 평양에서도 대단한 것 같았다. 입구에서 기다리는 이들만 해도 많은 숫자였으니 평양의 대부분 식당이 거의 일부의 관광객들이나 드나드는 것에 비해 옥류관은 그 이상의 규모였다.
특별히 대표단은 김정일 위원장이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안내판이 붙은 방으로 가니 창밖으로 대동강이 잘 보였다. 녹두지짐과 돼지고기 찜으로 허기를 달랜 뒤 냉면이 나왔는데 고려호텔 것과는 육수가 조금 맛이 달랐다. 나처럼 음식을 가리지 않는 이들은 거의 같은 맛이었지만 ‘최고의 냉면이다’라고 해주었다.
민화협 안내원 동무와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는 정말 천천히 얼마나 냉면을 맛있게 먹는지 몰랐다. 옥류관은 1관, 2관이 있는데 육수 맛이 약간 차이가 있어서 평양시민들 중에서는 그것까지도 구분해서 다닐 정도로 냉면 맛에 예민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면이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100그램 정도를 추가로 더 주는데 나는 그것까지 받아먹고야 젓가락을 놓았다.
나는 한국에서도 가늘고 질긴 함흥냉면보다는 구수하고 면이 부드러운 평양식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잘 먹었는데 함흥식을 선호하는 서울 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그랬는지 이곳의 면발은 생각보다는 질겨서 서울 을지로에 있는 우래옥의 면발보다도 쫄깃쫄깃했다.
마주 앉은 안내원 동무가 평양소주를 몇 순배 돌리는 바람에 반주를 겸하고 나서 우리는 강변 난간으로 몰려가 다시 사진을 찍었다.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세느강에 실망을 해서 역시 우리 한강 정도는 되어야 도시의 강으로서 역할을 하겠다 싶었는데 대동강도 평양을 휘돌아 나가는 규모가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