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공개적으로 경쟁하자"

[국토대장정 19] 9월 12일, 서울 입성... 농림수산식품부에 '지지서명부' 제출

등록 2012.09.13 09:30수정 2012.09.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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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혜준


두 손으로 운동화 끈을 동여매는 채인석 화성시장을 보면서 지난 18일간 몇 번이나 운동화 끈을 다시 맸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하루에 최소한 다섯 번 이상은 매지 않았을까? 새벽이나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 매고, 그 이후에는 걷다가 쉴 때마다 운동화를 벗었다가 다시 신었으니 어쩌면 10번쯤 신발 끈을 맨 날도 있었으리라. 신발 끈을 조일 때마다 채 시장은 자신의 마음도 다 잡아서 조이지 않았을까?

오늘(9월 12일)은 국토대장정 19일차. 이제 딱 하루를 남기고 있다. 내일이면 20일간의 긴 일정이 모두 끝난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하루가 길어도 너무 길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18일이라는 날짜가 훌쩍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국토대장정 522km 가운에 남은 거리는 고작 42km. 언제 그 먼 거리를 다 걸었는지 실감이 나지 않지만 땅끝 마을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을 고집스레 걸어온 것만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3만1790명이 서명한 화성호 담수화 반대 '지지서명부' 농림부에 제출  

오전 8시 30분. 채 시장은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롯데마트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땅바닥에 앉아 양말을 신고 운동화를 신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운동화 끈을 조이는 채 시장의 손등이 시커멓다. 팔뚝과 종아리도 마찬가지다. 얼굴은 더 시커멓게 탔다.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기 전에는 하얗던 피부색이 햇볕에 그을려 그렇게 변한 것이다. 물론 채 시장만 그런 건 아니다. 함께 걸었던 이들도 다 비슷한 상태다.

어제 못 걸은 2km를 걷고, 오늘 걸어야 하는 24km를 걷기 위해 채 시장과 박승권 회장, 한진안씨 등이 국토대장정 깃발을 들고 모여 섰다. 다들 표정이 밝다. 오늘과 내일만 걸으면 된다는 안도감과 아쉬움이 감도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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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 민원실에서 지지서명부를 제출하는 채인석 화성시장 ⓒ 최규석


오늘은 의왕시 내손동 롯데마트 앞에서 출발, 인덕원역을 거쳐 남태령 고개를 넘어 서울로 들어간다. 그뿐이 아니다. 과천 정부종합청사에도 들러야한다. 그 때문인지 채 시장의 얼굴에는 약간의 긴장감도 깃든 것 같기도 하다.


오전 9시에 의왕시 내손동을 출발한 채 시장과 일행은 오전 9시 40분경, 과천 정부종합청사 농림수산식품부 건물 앞에 도착했다. 여전히 걸음이 빠르다. 채 시장의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급하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채 시장은 농림수산부 민원실에서 화성호 담수화를 반대하며 해수유통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지서명부'를 제출했다. 이 지지서명부는 채 시장이 국토대장정을 하는 동안 화성시민들이 해남 땅끝 마을부터 경기도의 여러 지역에 직접 내려가서 받은 것으로 3만1790명이 서명했다.

"우리 화성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전국에서 지지 서명을 받은 것으로 상당히 의미가 깊은 것이다. 그런 의미를 담아서 제출하는 것이니 잘 챙겨서 관심 있게 살펴봐줬으면 좋겠다."

채 시장은 화성호 관련 지지서명부를 제출하면서 그렇게 민원실 담당 직원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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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서울에 도착했다. ⓒ 정원규


채 시장 일행은 오전 10시 즈음에 과천정부종합청사를 출발, 다시 길 위로 나섰다. 이들이 과천시의 경계인 남태령을 넘은 것은 오전 10시 35분. 드디어 경기도의 경계를 넘어 서울에 도착했다. 어제까지 지친 기색이던 채 시장과 일행은 오늘은 기운이 펄펄 솟는지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볍고 빨랐다.

서울로 입성한 이들은 낮 12시에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앞에 도착,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화성시 지역현안 '국립자연사 박물관 유치,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국비지원 특별법 제정, 화성호 해수유통' 지지 서명을 받고 있는 화성시 동탄3동 주민들과 만났다.

이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는 채 시장에게 국토대장정의 마지막 도착지인 서울로 들어선 소감을 물었다. 일정은 아직 하루가 더 남아 있어 이른 감이 있지만.

"매향리 문제와 자연사박물관과 화성호 해수유통 문제가 다 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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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은 이제 하루가 남았다. ⓒ 최규석


"국토대장정을 시작하면서 생각했던 것들은 사실상 다 이뤘다. 국토대장정 일정을 무사히 잘 마치고 무사히 귀환하는 것, 대장정 일정을 차질 없이 잘 마무리하는 것, 우리 화성시민들에게 우리 시의 현황이나 문제를 제대로 잘 알리는 것인데 이것들은 대충 다 이룬 것 같다.

목포에서 만난 박지원 민주통합당 대표께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특별법 제정 약속을 해주셨고, 이원욱(민주통합당·화성을) 국회의원이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국회의원 50~60명의 서명을 받아주겠다고 했다.

고희선(새누리당·화성갑) 의원은 새누리당경기도당 위원장이면서 행안위 간사이기도 하신데 입법발의를 하시겠다고 하셨다. 자치단체장 입장에서 (화성시 현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서 입법발의가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문제 해결이) 되겠다 싶으니까 욕심이 난다. 조금만 힘을 보태서 꼭 되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 힘은 시민들에게서 나왔다. 시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고희선·이원욱 의원께서 나서 주신 것이다."

채 시장은 "매향리 문제와 자연사박물관과 화성호 해수유통 문제가 다 연동되어 있다"며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문제들도 따라서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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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 깃발에 서명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채인석 화성시장 ⓒ 최규석


오후 1시 40분, 채 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화성시 지역현안 3가지에 대한 지지서명을 부탁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박 시장은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와 관련해서는 서울 노원구에서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서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매향리 건과 화성호 건에 대해서는 지지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은 현재 세종시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으며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성시는 공룡알 화석과 공룡 화석이 발견된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가 최적지라고 주장하면서 자연사박물관 유치 의사를 강하고 밝히고 있는 중이다. 채인석 화성시장이 국토대장정을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국립자연사 박물관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는 자치단체가 화성시 외에도 여럿 있다는 것이 채 시장의 국토대장정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김완주 전북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도 각기 자연사박물관 유치 의사가 있음을 밝혔는데, 이번에는 서울시에서도 같은 의사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 채 시장은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희망하는 자치단체들이 나서서 공정하면서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경쟁해서 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채 시장은 "그럴 경우, 화성시가 가장 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국토대장정의 마지막 밤, 이제 남은 건 화려한 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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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를 건너고 있는 채인석 시장 일행 ⓒ 최규석


오후 3시, 채 시장은 오늘 걸어야 하는 26km 구간 가운데 남은 11km를 마저 걷기 위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을 출발했다. 최종 목적지는 용산역. 잠수교를 건너 한강 둔치를 지나 일행과 함께 용산역에 도착한 채 시장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제 국토대장정 일정은 딱 하루가 남았다. 내일 걸을 거리는 16km. 내일은 걷는 것보다는 국토대장정의 화려한 대미를 장식하는 일정이 더 중요하다. 세종로 국무총리실에 자연사박물관 유치와 관련해 지지서명부를 제출하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도 서명부를 제출할 예정이다.

국토대장정 지원차량 앞에서 딱 하루가 남았다면서 손가락을 꼽는 채 시장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사진을 찍는 최규석씨가 "시장님이 조금은 비장한 표정을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활짝 웃는 모습으로 자신이 뜻한 바를 하나씩 관철해나가는 것이 채 시장에게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용산역 앞에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한 채 시장은 난지도 캠핑장으로 향했다. 국토대장정의 마지막 밤을 난지도 캠핑장에서 보낼 예정이다.
#채인석 #국토대장정 #화성호 #국립자연사박물관 #매향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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