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상담센터단주의 의지가 있다면 일단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라. 술을 끊겠다면 자신이 사는 지역 혹은 근처 도시의 알코올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려라!
이정혁
이제 본격적으로 단주를 결심한 분들에게 몇 마디를 전한다. 그 첫번째는, 절대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말 것. 나는 중독이 아니다, 혹은 아닐지 모른다 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버려라. 당신이 단주를 행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하다면 당신은 확률 상 알코올 중독자일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알코올 중독 자가 진단은 인터넷 등을 이용해 누구든 쉽게 접할 수 있다. 만일 자가 진단 결과가 알코올 중독으로 나타난다면, 나는 알코올 중독자가 맞다는 확신을 가져라. 그것이 단주의 지름길이다(한국의 자가 진단은 외국의 그것과 비교해 덜 엄격하다).
세상의 모든 질병은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스스로가 알코올 중독임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조기 발견을 불가능하게 할 뿐더러, 진단 자체를 흐리게 만든다. 본인이 끝까지 안 아프다는데, 어떤 의사가 청진기를 들이밀 수 있으랴.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을 찾지만, 알코올 중독자들은 대부분 물리력에 의한 강제가 아니면 병원에 가지 않는다. 다행히도 스스로가 알코올 중독자임을 느꼈다면, 주변의 시선 따위 개나 줘버리고 기꺼이 받아들여라. 본인 스스로 알코올 중독임을 인정한다면, 단주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 내가 알코올 중독자임을 깨달았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인근 지역의 알코올 상담센터나 알코올 전문 병원에 가서 진단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 부분에서는 진정한 용기와 실천력이 필요하다. 알코올 중독은 이미 뇌 손상이 진행 중인 신체적 질병이므로, 의지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다.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첫 걸음은 바로 저를 도와주십시오, 라고 용기 내어 소리치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조언과 도움이 시작되면, 본인의 음주 형태와 음주 후 보이는 행동 양상 등의 분석을 통해 확실히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다. 그렇게 자신에게서 한발 빠져나와 자신을 바라보게 되면, 그 자리에 음주로 인해 망가진 정신 세계와 육체를 지닌 낯선 이방인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셋째, 주변의 끈질긴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술 자체만으로도 견디기 힘든 유혹이지만, 평소 술자리를 함께 하던 지인들의 집요한 공세는 뿌리치기 어렵다. 술자리는 어떻게든 피하는 게 상책이고, 어쩔 수 없는 자리라면 인연을 끊을 각오로 방어선을 사수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방법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