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더러우면 벌금 내나요?"

[3박4일의 일본 여행] 일본의 자동차 문화

등록 2007.03.22 13:29수정 2007.03.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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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층에서 본 거리모습
32층에서 본 거리모습정현순
간사이 공항에 내려서 본 일본의 첫인상은 거리가 무척 깨끗하고 조용하다는 거였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오는 동안에도 깨끗한 거리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도로에 있는 자동차들이 끼어들거나 과속을 하지 않았다. 또 경적 소리도 듣지 못했다.

거기 자동차들은 모두 너무나 깨끗하고 찌그러진 자동차가 없었다. 난 그런 거리의 모습이 의아해서 가이드에게 우스개 소리로 "이 나라는 자동차가 지저분하면 벌금 내나요?" 하고 물었다. 버스에 탄 다른 일행들도 "정말 자동차들이 너무나 깨끗해요. 큰 화물자동차도 금세 나온 새 차처럼 보여요" 하며 묻는다. 또 소형 자동차가 많다는 것이 특징적인 모습이었다.


그런 반면 일본 자동차 외에 다른 나라 자동차는 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도 작년(?)인가에 겨우 일본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형버스와 그 나라 버스와의 가격 차이는 1억원이나 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은 1억원이나 비싼 일본 제품을 엄청 선호한다고 한다.

가격이 싸긴 하지만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란 이유도 한몫 한다고 한다. 그 나라에서 다른 나라의 제품을 인정받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자동차를 보면서 실감했다.

가이드는 "정말 깨끗하지요.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자동차를 보면 놀란다고 해요. 저렇게 찌그러지고 지저분한 차를 가지고 다니면 창피하지 않냐면서요. 이 나라 사람들은 자동차가 찌그러지면 바로 정비센터로 가요. 또 과속을 하지 않고 교통법규를 잘 지키니깐 사고도 잘 나지 않아요. 시간만 나면 세차를 해요" 한다.

그래도 그렇지 거짓말처럼 자동차에 먼지 하나 없어 보였다. 난 숙소에 도착해서 자동차가 다니는 거리 풍경을 한동안 지켜보았다. 정말 그들은 끼어들거나 급하게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없어 보였다. 마치 학교 조회 시간처럼 줄을 나란히 서서 여유있게 운전하는 모습들이었다.

4일 동안 있으면서 공원을 가도, 좁은 골목길에서도, 넓은 거리에서도 그들의 운전하는 모습은 일괄적으로 똑같은 모습이었다. 그들의 자동차문화를 사진으로 모아봤다.


신호대기로 정지한 자동차모습
신호대기로 정지한 자동차모습정현순
운전자 신호가 빨강불일 때 그들이 정지한 모습은 일정했다. 마치 무언의 약속이라도 한듯이. 고속도로에서도 추월하는 곳에서 추월을 한 뒤 다시 제 차선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속도 위반을 하게 되면 벌칙금이 10만엔이나 된다고 한다. 무거운 벌칙금 탓도 있겠지만 그들의 질서의식도 한몫 하는 것은 아닌지?

오른쪽에 있는 운전석
오른쪽에 있는 운전석정현순
일본은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하여 그곳은 좌회전 신호가 없고 대신 우회전 신호가 있다. 좌회전은 우리가 우회전을 하는 것처럼 신호없이 하고 있었다. 운전석이 왼쪽에 있는 우리들이 보기에는 보통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일행들이 버스를 탈 때도 가끔은 헷갈리기도 했었다.


가정마다 준비 되어 있는 주차장
가정마다 준비 되어 있는 주차장정현순
집집마다 주차하는 곳이 꼭 마련 되어 있다. 그러니 보행자들이 불편하거나 걸리적 거리는 일은 없어 보였다. 또 주택 앞이나 건물 앞에, 자동차가 다니는 길가 옆에 어디에도 불법주차를 해놓은 모습은 눈을 씻고 봐도 볼 수가 없었다.

종이 한 장, 작은 담배꽁초도 떨어져 있지 않은 거리의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우리나라에도 주차장고지제도가 있지만 실행은 잘 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밤이 되면 주택가 근처에 큰 자동차들이 주차 되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렬로 주차 되어있는 모습
일렬로 주차 되어있는 모습정현순
사람들이 북쩍이는 공원에 주차해 놓은 모습은 보기에도 좋다. 이중 삼중으로 주차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 할 일로 보인다. 일렬도 정확하게 주차해 놓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보행자를 배려한 자동차 문화가 돋보이는 풍경이기도 하다. 질서를 잘 지킨다는 것이 아름답다는 모습이 확인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자동차 운전 면허학교
자동차 운전 면허학교정현순
일본은 운전학원이 아닌 운전학교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다고 한다. 운전학교에서 운전공부를 하니 자연히 철저한 교통법규를 공부를 하게 될 것 같다. 일본은 70세가 되면 운전시험을 다시 본다고 한다. 재시험에 합격을 하면 고령인 것을 표시하는 낙엽마크를 자동차 앞 뒤로 붙이고 다닌다고 한다.

그런 반면 초보운전자는 초록색깔의 새싹마크를 자동차 앞 뒤로 1년 동안 의무적으로 붙이고 다녀야 한단다. 공원에서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노인 한 분이 강아지를 안고 자동차에 탔다.

그리고 운전을 시작하고 서서히 자동차가 떠나기 시작했다. 마침 우리가 탄 버스도 그 노인의 자동차와 같은 방향이었다. 서행을 하는 자동차이지만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나라는 초보운전자 표시를 거의 안 달고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은 초보운전자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이유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없을 터인데. 내 경우에는초보운전자 표시가 많은 위안이 되었었다.

한가한 거리에서도 과속을 하지 않는다
한가한 거리에서도 과속을 하지 않는다정현순

복잡한 거리의 횡다보도의 모습
복잡한 거리의 횡다보도의 모습정현순
한가한 도로에서도 과속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대각선으로 된 보행자 횡단보도가 이색적이다. 또 복잡한 사거리의 횡단보도의 모습도 보행자 위주로 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는 달리 대각선으로 가야할 때라면 건너고 또 건너야 하는데 여긴 그런 시간을 단축 시켜 놓았다. 길을 두 번 건너야 할 필요가 없으니 보행자들도 편리해 보였다.

일본도 출·퇴근 시간에는 자동차가 거북이 걸음을 한다. 비가 오는 월요일 아침에 고속도로를 들어 간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끼어들거나, 차선을 바꾸는 일도 거의 없었다. 경적을 울리는 일도 없었다. 앞차가 가면 뒷차도 천천히 따라간다. 그런 그들의 여유있고 느긋한 자동차 문화를 보면서 우리의 자동차 문화는 어디 만큼 와 있을까? 또 나는 어떤 운전을 하고 있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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