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방송> 8월호 <코로나19 충격파... 신문업계, 'ABC인증 결과 공개 말아달라' 요청까지>
신문과 방송
이 기사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영국 ABC 협회는 매달 신문 부수를 발표하고 있구나, 그 부수가 바로 광고 단가와 직결되는 정상적인 거래를 하고 있구나, 발행 부수가 정확하니 광고주들이 광고 단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겠지, 만약 영국처럼 공신력 있는 ABC 협회가 한국 신문의 발행 부수, 유가 부수를 매달 조사하여 발표한다면 한국 신문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까...
결국 신문 부수의 정확성, 신문 광고 집행의 정상거래 문제만 놓고 볼 때 한국 신문과 영국 신문 사이의 차이는 거짓과 진실, 비정상과 정상의 차이만큼 크게 느껴진다.
TV와 신문 광고의 차이
한국 신문의 경영과 상거래의 비정상적 실체는 특히 방송 매체의 광고 집행과 비교해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종이신문의 광고 집행과 달리 TV 방송의 경우 광고의 효율을 따져 광고를 결정하는 여러 지표가 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광고 시청률, 특정 세대를 중심으로 보는 2049 광고 시청률, GRP(Gross Rating Points 종합 시청률), CPRP(Cost Per Rating Point. 타깃 소비자 1%에 광고가 도달하는 비용) 등이다.
광고 시청률은 광고가 방송되는 시간의 개인 시청률인데, 1분 단위로 측정된다. 2049 광고 시청률은 구매력이 높고 광고에 영향을 받아 구매까지 이어진다고 여겨지는 20-49세 사이의 젊은 세대의 개인 광고 시청률이다.
시청률과 광고 관련 지표가 구체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사례를 한번 보자. KBS 2TV의 주말 연속극의 어느 하루 시청률과 광고 시청률 내용이다. 이날 주말 드라마의 가구 시청률은 30%, 개인 시청률은 12%, 2049 시청률은 8%가 나왔다. 그런데 광고 지표를 보면, 광고 시청률이 6%, 2049 광고 시청률은 3%가 나왔다.
광고주들은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런 시청률을 바탕으로 더 세밀한 지표를 만들고, 이를 근거로 광고를 집행한다. 1분 단위로 측정되는 광고 시청률과 2049 광고 시청률을 바탕으로 실제 집행된 광고총액을 더해 소비자 1%에 광고가 도달하는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도 계산한다. 여기에 연령별, 지역별, 성별 등 다양한 분석 자료가 실시간으로 또는 방송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나온다.
TV 광고가 이처럼 세밀한 근거를 바탕으로 광고가 결정되는데 비해 신문은 광고 효과와는 무관하게 신문사별로 '할당'되는,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고정비용처럼 여겨지는 '기이한 광고'가 되어버린다. 이 과정에서 기자가 '광고 영업'을 하는 것은 다반사가 되었고, 그 주고받는 방식이 '을'인 기업 처지에서는 '갑'인 신문사가 약탈적이라고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