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계정에 올린 CNN을 떄려 눕히는 영상 2017.7.2
유튜브 영상 캡처
이런 과정을 보면 이 신문의 공식 슬로건 채택은 트럼프와 직접 관련 없이 진행되어온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디지털 시대에 등장한 온갖 가짜뉴스들과 해괴한 음모론들, 거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두에 서서 가짜뉴스와 거짓을 거침없이 쏟아내온 지난 3년여의 트럼프 시대를 보면, 결과적으로 <워싱턴 포스트>의 슬로건은 시대의 핵심을 뚫어본 것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를 적극 지원해온 극우 언론, 극우 집단이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암흑 세계를 만들어온 것이다.
트럼프의 거짓을 가장 집요하게 추적해온 곳이 <워싱턴 포스트>다. 이 신문의 '팩트 체커'(Fact Checker) 관련 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827일 만에 모두 1만 건의 '거짓과 잘못된 주장'을 해 하루 평균 12개, 그리고 그 후 440일 동안에는 그 빈도가 훨씬 잦아져서 하루 평균 23개의 거짓과 잘못된 정보들을 쏟아냈다. 그래서 지난 7월 9일, 트럼프의 거짓과 잘못된 주장의 숫자는 마침내 2만 개를 돌파했다.
특히 총 확진자 650만 명, 사망자 20만 명에 이르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상황 속에서, 코로나19와 경제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거짓말 숫자는 치솟았고,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탄핵과 경찰의 흑인 총격 살해 사건 이후 인종 문제까지 터져 나오면서 트럼프의 혐오 발언과 거짓의 빈도도 함께 증폭되었다.
트럼프의 거짓말 행진에는 미국 극우 보수 채널인 <폭스뉴스>가 한몫을 단단히 해왔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가 하루 동안 거짓과 잘못된 정보를 가장 많이 쏟아낸 날이 올해 7월 9일 '트럼프의 거짓과 잘못된 주장 2만 개'를 돌파한 날이다. 이날 그는 모두 62개의 거짓과 잘못된 주장들을 쏟아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폭스뉴스>의 숀 해니티(Sean Patrick Hannity)와 한 인터뷰에서였다는 것이다.
건강한 미국 언론, 사회의 균형추 역할
이렇게 거짓투성이의 트럼프 대통령과 극우 보수 채널인 <폭스뉴스>, 온갖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퍼트리는 디지털 플랫폼, 여기에 인종차별과 극우의 극단주의자들 주장이 어우러지면서 '민주주의가 암흑 속에 죽어가고 있다'는 표현이 들어맞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오는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여러 음산한 시나리오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트럼프 시대의 미국 민주주의가 암흑 속에서 요동을 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이런 극단의 무리들과 힘의 균형을 맞추는, 저널리즘 기본에 충실한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수많은 신문들, CBS 등 민간방송, 공영방송 PBS 등 건강한 언론들이 있다. 이들 언론에서는 저널리즘의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기자들은 바로 퇴출당한다(다른 기회에 다룰 예정임).
인종 차별, 의료보험, 빈부 격차, 총기 사고, 극우 성향의 인종주의자, 복음주의자 등 미국 사회의 온갖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그나마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이처럼 저널리즘 기본에 충실한 건강한 미국 언론의 존재와 역할이 크다고 나는 본다.
물론 이런 미국 언론에도 분명한 한계는 있다. 9.11 테러 이후 이라크 침공 때 미국 언론은 미국 중심 국가주의, 미국 제일주의의 한계와 문제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런 한계에도 미국 내 문제에서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한 미국의 건강한 언론들은 사회의 균형추가 되어 왔다.
스스로 암흑이 된 권력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