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린동 동아일보사.
권우성
이렇게 축적된 자본으로 이후 신문 시장에서 약탈적인 판매전까지 치르면서 조·중·동은 여론시장에서 막강한 독과점 카르텔을 형성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당시와 이후 상당 기간 이 땅 언론개혁의 핵심 과제는 어떻게 하면 조·중·동이 장악한 여론의 독과점 카르텔을 해체하고 극복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신문 고시, 정기적인 언론사 세무조사 등이 시도되기도 했다.
조·중·동 카르텔의 행적은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듯, 철저하게 기득권 중심, 강자 중심, 자본 중심의 논리에 따르며, 민족의 화해·협력보다는 대립과 증오, 냉전의 논리가 압도해왔다. 그래서 기득권과 강자, 자본, 냉전의 논리를 지키려는 군부 독재와 수구 정권에 대해서는 친화적이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민주개혁 세력이 집권한 정권에 대해서는 적대적이다.
그런 행태는 조·중·동의 세습 구조와 세습 사주가 갖는 절대 권력의 생리와 이들 자본의 속성을 보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조·중·동 셋이 1면 기사와 편집에서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사설과 칼럼 등에서도 같은 논리를 펴온 것도 그런 면에서 자연스럽다. 일란성 세 쌍둥이여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때로는 동아·중앙이 조선의 아류가 되어 열심히 따라가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터다.
디지털 혁명이 없었다면
만약 디지털 혁명이 없었다면, 그래서 인터넷, 유튜브, 팟캐스트, SNS 같은 뉴 미디어 없는 세상이었다면, 거대 자본 없이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그래서 조·중·동과 그 아류들의 철옹성 세계는 마냥 지속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이 만든 의제와 프레임이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세상에서 한국의 민주주의와 우리 공동체 삶의 토양은 지금보다 더 심하게 피폐해졌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디지털 혁명도 그 뒤에는 빛과 그림자, 우리 공동체에 선한 작용과 나쁜 작용을 함께 가져왔다. 조·중·동에 집중되어 있는 언론권력을 분산시키면서 조·중·동 카르텔을 무너트리고, 기성 언론의 일방적 권력 행위에 타격은 입혔는데, 가짜뉴스와 악플, 증오와 저주, 절제와 품격 잃은 언어들이 난무하는 터전이 되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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