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갯벌' 갈등, 정부가 부추기나

건교부 "내년 착공" 발표에 시민사회단체 '발끈'

등록 2006.12.29 14:05수정 2006.12.29 14:06
0
원고료로 응원
a 서천환경운동연합 여길욱 사무국장이 "만약 정부가 절차를 밟지 않고 착공입장을 밝힐 경우 이제 어민들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천환경운동연합 여길욱 사무국장이 "만약 정부가 절차를 밟지 않고 착공입장을 밝힐 경우 이제 어민들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건설교통부가 장항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어민들을 극한 투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여길욱 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28일 오후 충남 아산에서 열린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푸른충남21추진협의회 주최로 열린 장항갯벌 토론회에서 "만약 정부가 내년 2월까지도 산업단지를 착공하겠다고 하면 그때는 어민들이 가스통을 들고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BRI@그는 "그동안 어민들과 지역 환경단체는 지역 주민간 갈등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제하며 어족자원과 갯벌을 보호하는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려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건설교통부는 이날 "내년 1월말까지는 보완작업을 완료하고 상반기에는 산업단지를 착공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건교부의 입장은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을 통해 "장항 갯벌 매립에 따라 조류 서식지가 훼손되고 해양오염이 증가하는 등 해양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더 이상의 갯벌 매립은 안된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건교부 "내년 상반기 착공"-환경부 "갯벌 매립 안된다"

여 사무국장은 올 하반기 노 대통령이 장항갯벌 3곳을 파본 후 '조개가 살고 있지 않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노 대통령 방문 직후 직접 갯벌을 파자 갯지렁이와 조개가 나왔다"며 "갯벌이 썩었다는 얘기는 무식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충남지역시민사회단체들도 "장항갯벌은 새만금의 과거이고 미래"라며 "더 이상 어민들을 극한 투쟁으로 내몰지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나소열 서천군수는 29일 아침 대전MBC <시대공감>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추가 보완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할 경우 고강도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와 건교부를 향해 '즉시착공'의 쐐기를 박고 나선 것.


나 군수는 "환경영향평가협의를 2년간이나 끌어 왔다"며 "더 이상 보완협의 등을 통해 소모전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천군수 "착공입장 번복시 고강도 투쟁"-환경단체 "합리적 검토 절차 밟아라"

a 매립예정지인 장항갯벌 전경

매립예정지인 장항갯벌 전경 ⓒ 오마이뉴스 심규상

이와 관련 이완구 충남도지사도 "내년 1월 중순까지 성의 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을 경우 도지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서천장항갯벌보전대책위원회'는 28일 통해 "건교부가 '한달 만에 환경영향 평가를 보완'하고 '상반기 중에 착공'하겠다는 것은 무모하고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환경부 역시 똑 부러지게 '반대' 의견을 밝히지 못하고 있고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도 강한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고 있고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은 그 존재 이유가 의아 스럽다"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정부는 부처간 '책임 떠넘기기'로 사태를 장기화 할 것이 아니라 '사업계획에 대한 합리적인 검토 절차'를 거쳐 가부를 판단하라"고 강조했다.

금강 하구 북쪽의 충남 서천군 장항읍과 마서면 서쪽에 이르는 374만여평 규모의 매립예정지(새만금 북쪽 10km 지점)는 17년 전인 지난 1989년 장항 군산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으로 계획됐다. 이후 사업추진이 미뤄지다 지난 2004년부터 사업지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 왔다.

'충남 NGO 대상'에 김지훈-김병빈 부부

'충남 NGO 대상'에 김지훈(38)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집행위원장과 김병빈(41)-이경희(41) 부부가 뽑혔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푸른충남21추진협의회은 28일 오후 충남 그랜드호텔에서 'NGO-DAY대회'를 열고 '충남 NGO 대상' 시상식을 가졌다.

이날 수상의영예를 안은 김병빈- 이경희 부부는 각각 당진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사무차장을 맡고 있으며 노동운동,탁아운동을 비롯 지역 언론운동, 저소득층 보육사업, 풀뿌리 시민단체 활동가로 일해 왔다.

이들 부부는 특히 "여러운 여건속에서도 부부가 전업적으로 활동하며 모범적인 삶의 모습을 실천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일터인 당진환경운동연합은 행담도 갯벌 및 아산만 살리기 운동, 삽교호 담수호 및 수계보전활동, 당진화력 대형화 반대대응, 현대제철 고로제철소 건설대응, 신당진- 신온양간 송전탑 건설대응 활동 등을 벌여왔다.

함께 대상을 수상한 김 집행위원장은 아산시민모임 사무국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풀뿌리 지역운동의 활성화와 각종 연대운동, 충남도정 및 아산시정 감시활동을 통해 민주적 지방자치 정착에 일익을 담당한 공로가 인정됐다. 또 쿠마모토 민간단체와의 교류 주체를 맡아 교류 활동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올해 한일민간교류 활동을 비롯해 충남도의회 해외연수 개선운동,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안에 대한 활동 아산시 실과별 예산요구서 공개 소송 진행해 승소, 아산시민 예산학교, 영인산 골프장 반대 활동 등을 벌여왔다.

충남 NGO 대상은 충남 시민사회운동 활성화를 위한 모범 사례를 발굴 전파하기 위해 제정한 것으로 이들에게는 상패와 함께 소정의 상금이 수여됐다.

충남NGO 대회는 지역 시민사회단체간의 '자기성찰을 통한 소통과 연대'를 목적으로 지난 2002년을 시작으로 올해 5회째를 맞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