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고, 정상화 위한 실마리 풀다

교사회, 재단 측과 극적 합의

등록 2002.12.11 20:24수정 2002.12.14 11:42
0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28일 열린 한빛고 예술제에서 꽃봉오리 예술단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는 금강반 합창 모습

지난 28일 열린 한빛고 예술제에서 꽃봉오리 예술단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는 금강반 합창 모습 ⓒ 정혜영

지난 11월 20일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 이후 14명의 남 교사 전원 삭발, 단식투쟁, 철야 농성 등을 통해 줄기차게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며 몸살을 앓아온 전남 담양 한빛고등학교가 정상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 12월 7일 한빛고 교사회 및 전교조 한빛고 분회는 학교법인 거이학원측과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고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하였다.
관련
기사
- 한빛고 또 다시 파행 운영 치달아



교사들은 결의대회에서 요구했던 4가지 사항에 대해 11월 28일 약 4시간에 걸친 재단측과의 협상을 시도했으나 교사회 측과 재단 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와 재단 측의 책임 회피성 발언만을 확인한 채 무산됐었다.

시한인 12월 5일까지도 정상화에 대한 응답이 없자 철야 농성을 시작했고 도교육청 항의집회를 준비중이었으나 재단측과의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됨으로써 더 큰 파국을 막을 수 있었다.

a 한빛고 정상화 요구 서명

한빛고 정상화 요구 서명 ⓒ 김태문

학교법인 거이학원 이사장 김길, 한빛고등학교장 문동근, 한빛고등학교 교사회 대표 배수홍, 안광제, 이강석 등이 참석한 이날 협상에서 '학교정상화를 위한 합의안'을 이끌어냈으며, ▲부적절한 인사조처 및 부적절한 회계 운영에 대한 재단측의 사과 ▲교원에 대한 법정 보수 지급 및 정상적인 예산 편성·집행 ▲학교장 후보 선출 기구 설치 ▲한빛고등학교 발전위원회 구성 등의 합의 내용을 발표하였다.

합의문이 작성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빛고 홈페이지에는 학부모, 졸업생, 재학생들의 격려와 감사·축하의 글이 빗발쳤다.

괘도를 한참 이탈했던 대안학교로서의 한빛고가 이제야 비로소 정상궤도에 진입하였다. 앞으로 괘도 안에서 행복하고 신나게 달릴지, 아니면 또 다시 괘도를 이탈할지 여부는 '학교 정상화를 위한 합의안'이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되는가에 달려있다. 합의안의 성실 이행은 교사, 학생, 학부모, 재단이 함께 노력할 몫이다.


학교정상화를 위한 합의안


우리는 학교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학교의 안정적인 발전을 기하기 위하여 다음의 각 사항을 합의하고, 이를 공표한다.

1. 곽방오 선생님에 대한 부적절한 인사조처와 2001년 12월의 전라남도교육청 행정감사에서 지적된 1999년도 식비 관련 회계의 부적절한 운영에 대하여 사과를 표한다.


2. 사립학교법, 교육공무원 보수규정에 의거한 법정 보수와 원활한 교육활동을 보장하는 교육활동비를 포함한 정상적 예산을 2002년 9월부터 편성, 시행하는데 학교법인은 그 책임을 다한다.

3. 교사회가 요청하고, 학교법인이 2002년 1월 23일 의결하고, 2002년 7월 13일 이사회대표, 학부모대표, 교사회대표가 합의한 바와 같이 학교장 후보 선출을 위한 기구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설치한다. 이 기구의 구성과 운영 절차는 학교법인, 교사회, 학교운영위원회의 합의를 통하여 2003년 8월 31일까지 정한다.

4. 상기 합의 사항을 공동으로 실천하고 학교 발전을 위해 이사회, 학교운영위원회, 교사회가 참여하는 가칭 '한빛고등학교 발전위원회'를 구성한다.

2002. 12. 07.

학교법인 거이학원 이사장 김길
한빛고등학교장 문동근
한빛고등학교 교사회 대표 배수홍, 안광제, 이강석
"얼마나 행복한가?
어려운 길이었지만 18명 전체 교사가 한마음으로 여기까지 걸어 올 수 있었다는 것이...
또 얼마나 감사한가?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날마다 위로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 여러 학부모님들이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번갈아 전화와 방문과 격려의 글들을 보내는 감격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교사 정혜영의 글-

"먼저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 동안 아이들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애쓰신 모습들,
그러면서도 어렵고 힘들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묵묵히 감당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의 이런 모습들은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신 선생님들의 모습이며,
우리가 이 시대에 그렇게 보기를 원하는 참 선생님들의 모습니다.
바른 길을 가셨기에 오늘 이런 기쁨이 있었습니다.
축하드리며, 오늘 합의 사항들이 온전하게 실천되고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켜보며 기도드리겠습니다.

다음은 이사회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의 요구에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이쯤에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하신
이사장님의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부디 바라는 것은 한빛고등학교를
이 시대에 병들고 무너진 학교 교육의 대안이 되는 학교로 발전시키는데
충실한 재단이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사장님의 더 큰 관심과 애정이 있기를 바라고
모두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이사회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학교운영위원회와
어려운 중에도 열심히 자기 자리를 지켜준 학생회에도 감사드립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소식은 모두가 승리자가 된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한빛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모두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제주에서 드립니다."

-학부모 홍기의 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2. 2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