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기 금산군수, 횡령·뇌물수수 혐의 구속

등록 2005.01.21 18:17수정 2005.01.21 19:24
0
원고료로 응원
김행기 금산군수는...

▲ 업무상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행기 금산군수
ⓒ오마이뉴스 장재완

김행기 군수는 1966년 금산군 건설과에 처음 임용돼 홍성군 문화공보실장, 충남도 지역계획계장 세무조사계장을 거쳐 도 가정복지과장 등 여러 부서를 두루 거쳤다. 42대 군수를 역임한 후 민선 2~3기(44, 45대) 군수로 뽑혀 현재에 이르고 있다.

충남시장, 군수 협의회 부회장과 전국시장 · 군수 · 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행정통으로 불려 왔으며 지난 해에는 제1회 옴부즈만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행기 금산군수(67)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대전지방법원은 21일 오후 대전지검이 청구한 김 군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김 군수가 구속됨에 따라 업무는 기소 전에는 부군수가 직무대리를, 기소 후에는 부군수가 권한대행을 하게 된다.

대전지검 특수부에 따르면, 김 군수는 2000년 말부터 2002년 사이 비서실장 등 부하 공무원들을 통해 군정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모두 4900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02년 6월에는 인쇄업자 이모씨에게 '계속 홍보물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840여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했던 양태경 판사는 "공금횡령에 가담한 부하직원들의 진술이 범죄사실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몰랐다고 하며 부하 직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구속하지 않을 경우 공범자들을 회유하여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횡령액 및 수뢰액과 그 사용처(선거자금)에 비추어 높은 처단형이 예상되어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내사부터 구속까지


김 군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 내에서 김 군수의 비리의혹에 대한 각종 진정이 잇따르자 검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검찰은 구체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해에는 김 군수와 관련해 지역 모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김 군수 부부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이기도 했다.

검찰은 물증확보에 개가를 올리지 못하자 지난해 말 김 군수의 전 비서실장 등 측근들의 비리혐의를 포착하고 구속기소했다. 김 군수를 겨냥한 압박수사로 선회한 것.


그러나 김 군수는 당시 공식 행사에서 "공금을 일원 한푼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며 "곧 결백이 밝혀질 것"이라는 말로 검찰 수사에 불만을 표출했다.

검찰 수사가 급진전 된 것은 구속 기소된 당시 자치행정과장 윤모(62. 무직)씨와 2000년 말 군수 비서실장과 행정계장을 겸임하던 이모(47)씨가 각각 김 군수의 지시에 따라 공금 23000여만원을 빼돌렸다고 진술하면서부터. 검찰은 또 구속 기소된 2001~2002년 당시 비서실장이던 김모(49)씨에게 자치행정과의 민간실비보상금을 집행한 것처럼 꾸며 16회에 걸쳐 2500여만원을 빼돌린 건도 김 군수가 개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도 또다른 김 군수의 비리혐의에 대해서도 상당한 증거를 포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김 군수 "억울한 부분이 많으나 법정에서 가려질 것"

김 군수는 지난 1998년 금산군수로 당선된 후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새벽현장 행정' 등 의욕적인 군정을 펼쳐 지역민의 관심을 모았다. 민선 2기 출범 당시 780억원에 불과하던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렸고 특히 빚을 청산하고 4년 연속 빚 없는 군정을 이끌었다.

이밖에 지방자치경영종합대상 수상, 금산인삼축제 전국 최우수 4연패 달성, 금산인삼종합유통센터 본격 건립, 2006 세계인삼건강EXPO 개최 등 여러 공적을 남겼다.

하지만 중반 이후를 맞아 편중인사와 비리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의욕적인 일 추진은 전횡과 독선으로 비춰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주민 탄원과 진정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시민단체에 의해 공금으로 조성한 충남시장군수협의회 기금을 다른 시장군수들과 나눠가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김 군수는 또 의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일용직 여직원을 5년여 동안 자신의 관사로 출근시켜 청소와 빨래 등 파출부 일을 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인건비 환불에 반대하고 의회경시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편 김 군수는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억울한 부분이 많으나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로 혐의를 부인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2. 2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3. 3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4. 4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5. 5 "주변에 주식 투자로 5천만원 이상 번 사람 있나요?" "주변에 주식 투자로 5천만원 이상 번 사람 있나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