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갯벌의 양갈래길... 서천군의 선택은?

원안과 대체안 사이 선택 요구받아... "산업단지 착공" "다른 대안 찾자"

등록 2007.03.06 11:45수정 2007.03.0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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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썰물 때의 장항 갯벌. 서천지역 주민들은 갯벌 매립과 대체안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될까.

썰물 때의 장항 갯벌. 서천지역 주민들은 갯벌 매립과 대체안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될까. ⓒ 박정민


충남 서천의 장항갯벌 매립 여부가 산업단지 백지화를 전제로 한 정부부처 합동안 성격의 대안 제시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원안(산업단지 착공)과 정부 대체안을 놓고 선택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항갯벌 운명이 서천지역 주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서천군과 장항산단 착공 비상대책위원회를비롯 충남도 등은 여전히 산업단지 착공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산업단지냐, 기업 생태도시냐

@BRI@정부는 최근 서천군 일대에 지식기반형 기업 생태도시 건설를 골자로 한 '어메니티 서천 2020 프로젝트'를 산업단지 대체안으로 제시했다. 국가산업단지 건설의 경우 서해안의 우수한 갯벌을 매립해야 하는 데다 성공 여부 또한 불투명하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산업단지 개발은 예전의 개발시대의 낡은 방식으로 분양률과 입주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이를 고집할 경우 높은 분양가 등으로 어려운 여건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천군민들이 대체 대안을 결정할 경우 올 하반기 내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서천군은 원안없는 대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대안사업은 산업단지에 비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흡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천군의회를 비롯 충남도의회와 장항산단 착공 비상대책위원회 또한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부처 합동안의 성격에 대해서도 상반된 견해를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의회와 장항산단 착공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정부부처 합동안에 대해 "지역민의 반응을 떠 보고 산업단지를 지연시키기 위한 술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원안을 폐기한 것은 아니지만 산업단지 대체대안을 정부안으로 해 서천군과 지역주민들을 설득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더 이상 산업단지 대체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환경단체에서는 서천군과 지역주민들이 산업단지 착공이라는 원안과 정부 대체안을 놓고 진지한 검토가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안에 대한 선택과 이로 인한 책임이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귀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 정부부처 합동안으로 제시된 장항산업단지 백지화를 전제로 한 대체안

정부부처 합동안으로 제시된 장항산업단지 백지화를 전제로 한 대체안 ⓒ 환경부

재논의 하기로 했지만... 쟁점은 여전히 '원안 vs 대체안'

5일 서천군과 장항산단 착공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무조정실을 방문해 새로운 협상안을 놓고 오는 9일, 재논의를 벌이기로 했다.

비대위측은 논의 대상은 ▲장항산단 면적을 축소해 착공하되 축소한 만큼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과 ▲정부부처 합동안으로 제시된 '어메니티 서천 2020 프로젝트'를 보완한 안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또한 기존의 산업단지 착공이라는 원안과 대체안이라는 등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대위 측은 벌써부터 "원안 착공이 불가능하다면 원안에 가깝고 사업성이 떨어지지 않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체안 보다는 장항산단 면적 축소와 인센티브 제공안에 무게가 쏠려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서천지역 어민들과 환경단체에서는 정부 관계부처 합동안에 대해 "갯벌도 살리고 지역경제도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해 대안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장항산단 착공 비상대책위원회는 환경부의 주민설명회 개최 입장에 대해서도 "주민설명회 개최할 경우 협조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다만 주민설명회로 인해 주민간 갈등이 일어날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만간 지역주민들을 만나 정부 대체안을 설명하고 설득할 생각"이라며 "새로운 서천발전 모델을 제시한 만큼 낡은 발전모델인 산업단지 조성만을 고집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장항갯벌은 금강 하구 북쪽의 충남 서천군 장항읍과 마서면 서쪽에 이르는 374만여평 규모의 매립예정지(새만금 북쪽 10㎞ 지점)로 18년 전인 1989년 장항 군산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으로 계획됐다. 이후 사업추진이 미뤄지다 2004년부터 사업지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 찬반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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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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