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교사들이 월평공원에 모인 까닭

대전YMCA 교사들 "아이들에게 생태 숲을!"

등록 2007.05.15 16:48수정 2007.05.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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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전YMCA 교사들과 직원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아이들을 위해 월평공원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대전YMCA 교사들과 직원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아이들을 위해 월평공원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a 15일 월평공원 앞 갑천에서 카메라에 잡힌 잉어.

15일 월평공원 앞 갑천에서 카메라에 잡힌 잉어. ⓒ 오마이뉴스 심규상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대전 YMCA 아기스포츠단 교사들이 월평공원에 모였다.

대전YMCA 교사와 직원 30여명은 이날 "월평공원을 관통하는 터널과 교량공사로 도심 생태계의 보고가 훼손위기에 놓였다"며 "200여명의 제자들에게 생태 학습장을 물려주자는 취지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충재 대전YMCA 사무총장은 "월평공원은 도시 아이들을 위한 살아 있는 자연도감이고 소중한 학교이자 휼륭한 교사"라며 "무리한 개발로 도심 속의 귀한 생태환경이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아기스포츠단의 이아무개 교사는 "자료를 통해 월평공원에 멸종위기종과 법정보호종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하지만 직접 둘러보니 말 그대로 도심 속 마지막 남은 보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시가 도로와 터널 건설로 생태계의 보고를 훼손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생태답사를 마친 후 미리 준비해온 "아이들아! 월평공원에서 놀자"는 글씨를 펼쳐 보였다.

월평공원갑천생태계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를 계기로 참여단체와 기관별로 릴레이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a 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대전 월평공원.

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대전 월평공원. ⓒ 오마이뉴스 심규상


이와 관련 대전시는 기존 대전도심과 개발 중인 서남부권을 동서로 잇는 월평공원 관통도로를 오는 2011년까지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서구 내동 교통방송국 쪽에서 유성구 도안동 목원대 앞 3거리까지(8차로 1.8km) 직선도로를 내겠다는 게 이 사업의 골자다. 이를 위해 양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산자락 7부 능선에 470미터의 구멍을 뚫어 터널 길을 내고, 갑천을 가로지르는 대형 다리(350m)를 놓겠다는 것.


대전시는 "월평공원의 생태계 가치는 충분히 인정된다"면서도 "서남부권과 기존도심의 원활한 차량소통을 위해 도로개설이 필요한 만큼 친환경적인 설계와 공법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사업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월평공원, 주변 습지와 갑천 습지에는 원앙, 황조롱이, 수달, 미호종개 등 법정보호종과 개구리매, 새매, 흰목물떼새, 맹꽁이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이삭귀개(식충식물), 봄처녀나비, 늦반디불이 등 희귀종이 다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또 월평공원의 울창한 숲은 대전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YMCA #월평공원 #갑천 #관통도로 #생태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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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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