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에도 중국인 거리가 번창하고 있다

겨울에 본 간또(關東) 지방의 근대와 현대문화 ⑭

등록 2007.03.04 12:24수정 2007.03.0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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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중국인 거리 지도
요코하마 중국인 거리 지도이상기

야마시다 공원을 보고 나서 요코하마 스타디움 쪽으로 가다 보면 세계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중국인 거주 지역을 만날 수 있다. 이곳 요코하마도 외국인에게 처음 개방된 도시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삶의 흔적이 많이 있으며, 이곳 중화가에는 현재도 중국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다. 중화가 관광은 대개 동문인 조양문(朝陽門)에서 시작된다.

중화가 동문인 조양문
중화가 동문인 조양문이상기

중화가는 동서남북 4대문으로 둘러싸인 공간 안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 관제묘(關帝廟)가 중심 사당 역할을 하고 있다. 조양문에서 서쪽으로 중화가 대로를 따라가면 선린문(善隣門)이 나온다. 이곳 선린문에서 북쪽으로 북문로를 따라가면 북문인 현무문(玄武門)이 나온다. 이 현무문 옆에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이 있다. 선린문에서 서문로를 따라 가면 서문인 연평문(延平門)이 나온다. 선린문에서 다시 장안로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지구문(地久門)이 나온다.


선린문: 문 뒤로 음력설을 알리는 춘절(春節)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선린문: 문 뒤로 음력설을 알리는 춘절(春節)이라는 글자가 보인다.이상기

중화가는 크게 보면 4대문 안에 조성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조양문, 천장문(天長門), 지구문, 선린문으로 이루어진 직4각형 공간이 좀더 핵심적인 중화가이다. 천장지구(天長地久)가 요즘에는 어려운 말이 되었지만, 옛날에는 천지현황(天地玄黃)과 함께 널리 쓰이던 말이었다. 천장지구는 역사의 유구함을 표현하는 말로 중국인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천장문과 지구문을 잇는 길을 관제묘 대로라고 부르며, 이 길에서 남북으로 상해로, 시장통로, 홍콩로, 중산로가 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번잡한 길이 시장통로이다. 시장통로 남쪽 입구에는 청풍루(淸風樓)가 있고 북쪽 입구에는 장원루(壯元樓)가 있다. 이곳에는 반점, 본점, 상점, 토산품점, 식품점 등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중화가의 토산품인 도자기 그릇
중화가의 토산품인 도자기 그릇이상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이상기

여기 저기 만두집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정말 먹음직스럽다. 한쪽에는 사라진 줄 알았던 인력거꾼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삿갓을 쓰고 핸드폰을 든 멋진 젊은이의 모습이다. 인력거 끄는 일을 즐기는 듯해서 기분이 좋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현대적인 인력거꾼
핸드폰을 들고 있는 현대적인 인력거꾼이상기

이곳을 지나 중산로 입구에는 관제묘가 있다. 관제묘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關羽)를 모신 사당이다. 중국인 중 평민 출신으로 황제의 칭호를 받은 경우는 관우가 유일하다. 그의 인간성과 충절 그리고 외모가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된 것 같다. 요코하마가 개항(1859년)된지 3년 후인 1862년 관우의 목조상을 현재 위치(야마시다마치 140번지)에 안치함으로써 관제묘가 생겨났다.

관제묘 입구를 지키는 황금사자 두 마리
관제묘 입구를 지키는 황금사자 두 마리이상기

남쪽을 향하고 있는 관제묘에 들어가려면 먼저 계단을 올라 세칸으로 정문을 지나야 한다. 그 안에 두 마리의 황금 사자가 본전을 지키고 있다. 오른쪽으로 다시 계단을 오르면 관우가 주신으로 모셔져 있는 본전에 들어갈 수 있다. 관우는 여느 때처럼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근엄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앉아 있다.


그리고 이곳 관제묘에는 관성제군(關聖帝君) 외에 옥황상제(玉皇上帝), 지모낭랑(地母娘娘), 관음보살(觀音菩薩), 복덕정신(福德正神)이 모셔져 있다. 관우라는 인간을 천신과 지신 그리고 부처님이 호위하는 특이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관제묘 전경
관제묘 전경이상기

관제묘는 544㎡의 대지 위에 건평 288㎡로 지어졌다. 이들 건물 중 본전은 139㎡이다. 건물은 화려한 장식과 화려한 색깔 그리고 화려한 단청으로 이루어진 명․청대의 건축 양식이다. 우리 건축에 비해 지나치게 현란하다. 관우는 우리나라에서도 신으로 모셔지고 있는데 중국 사람들의 존경심이야 말하면 무엇 하겠는가.


이곳 중화가에는 남문인 주작문(朱雀門) 근처에 마조묘(媽祖廟)가 하나 더 있다. 2005년에 새로 만들어진 사당으로 천 년 전 북송시대 복건성에 살다가 죽어 하늘나라의 왕비가 된 여신 마조를 모시고 있다.

천신 또는 천후로 불리는 마조는 항해통상의 안전을 지켜 주고 자연재해와 역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 준다고 여겨져 이렇게 사당에 모셔지고 있다. 마조 좌우에는 금강역사의 모습을 두 신이 호위하고 있는데, 왼쪽에 있는 신이 천리안(千里眼)이고 오른쪽에 있는 신이 순풍이(順風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천후 마조를 마고할미라 부르며 신성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번 여행(지난 1월 30일∼2월 3일)의 주제는 간또 지방의 근대와 현대문화 보고 듣기이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 정치의 중심이 간사이에서 간또로 넘어갔으며, 그 근현대의 흔적을 찾아 가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다. 약 15회에 걸쳐 간또지방을 중심으로 번성한 일본의 근현대 문화유산을 찾아본다.

덧붙이는 글 이번 여행(지난 1월 30일∼2월 3일)의 주제는 간또 지방의 근대와 현대문화 보고 듣기이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 정치의 중심이 간사이에서 간또로 넘어갔으며, 그 근현대의 흔적을 찾아 가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다. 약 15회에 걸쳐 간또지방을 중심으로 번성한 일본의 근현대 문화유산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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