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18년 10월 재단 이사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 유성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차기 대선주자에 포함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가 지속적으로 자신 이름을 후보군에서 빼달라고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5일 그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공직 출마는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각종 차기 여론조사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지난 1월 중순에는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공문을 보내 "여론조사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내부 회의를 거친 여심위는 "(유 이사장의) 여론조사 포함 여부는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일부 조사기관은 유 이사장을 조사에서 빼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역시 고민이 됐다. 그러나 결국 2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유 이사장을 포함시킨 이유는 본 조사 전에 실시한 사전 조사 때문이다.
<오마이뉴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2월 조사가 실시되기 전인 1월에 세차례에 걸쳐 총 14일간 사전 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가 객관식으로 후보를 찍는 방식이 아니라 주관식으로 직접 답하는 방식이었다(개방형 조사). 질문은 이랬다.
"다음 대통령으로, 선생님께서 가장 지지하는 인물을 한 사람만 말씀해 주십시오. 막상 떠오르는 인물이 없으시면 평소에 생각하던 인물 중 가장 나은 인물을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이 사전 조사의 목적은 본 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객관적으로 후보군을 정하기 위해서였다. 여론조사의 특성상 응답자는 주어진 보기 안에서 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객관식 보기를 누구로 선정하느냐 하는 점은 조사의 객관성을 담보하는데 핵심적인 요소다. <오마이뉴스>와 리얼미터는 본 조사의 후보군 12명을 임의가 아니라 이런 사전 개방형 조사를 통해 선정했다.
객관식과 주관식의 차이는 매우 크다. 주관식 조사에서는 그 특성상 매우 다양한 인물이 답변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주관식 조사에서도 상당히 많은 응답자들이 유시민 이사장의 이름을 직접 호명했다. 구조화된 공표용 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유 이사장을 답한 비율이 매우 높았고, 특히 30·40대 연령층에서 호명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강력하게 희망한다는 이유로 유 이사장을 빼는 것은 조사 결과를 왜곡할 가능성도 있었다. 실제 본 조사에서 유 이사장의 등장으로 다른 주자 지지층과 유보층이 유의미하게 움직인 점은 이를 증명한다.
이런 이유로 <오마이뉴스>는 유 이사장을 조사에 포함시켰다. 매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하는 <오마이뉴스>는 앞으로도 분기 또는 반기별로 개방형 조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후보군을 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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