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재난지원금 주요 사용처 조사 ⓒ 리얼미터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가구당 긴급재난지원금 100만 원(4인 기준)을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우리 국민 절반은 이를 '식료품비'에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 전날인 28일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총 통화 8896명, 응답률 5.7%)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주요 사용처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여당과 야당이 추경안 처리를 합의함에 따라 다음 달이면 모든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만약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으신다면, 선생님께서는 다음 중 어디에 주로 쓰실 것 같습니까? (선택지 1~9번 순·역순 배열)
1번. 식료품비
2번. 공과금 납부
3번. 교육비
4번. 의약품 구입
5번. 문화생활비
6번. 통신비
7번. 기타
8번. 지원금을 받지 않겠다
9번. 잘 모르겠다
그 결과, '식료품비'에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51.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과금 납부'가 13.5%, '문화생활비'가 7.8%, '의약품 구입'이 6.5%, '교육비'가 4.7%, '통신비'가 2.1%로 뒤를 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응답은 3.7%였다.
"'식료품비'로 사용하겠다" 연령 높아질 수록 감소
모든 지역·연령대에서 골고루 '식료품비'에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의 경우 '식료품비'에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58.5%, 20대의 경우 61.7%로 각 지역·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경기·인천 지역 다음으로는 식료품비에 쓰겠다는 응답은 부산·울산·경남이 56.9%, 서울과 대전·세종·충청의 경우 52.1%, 광주·전라가 40.9% 순이었다.
대구·경북 지역도 '식료품비'에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1위였지만 39.4%로 지역 중에 가장 낮았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공과금 납부(22.7%)와 의약품 구입(14.5%)이 뒤를 이었다.
또한 모든 연령대에서 '식료품비'가 1위를 차지했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긴급재난지원금을 식료품비에 쓰겠다는 응답은 뚜렷하게 하락세를 보여 30대는 60.1%, 40대는 56.9%, 50대는 43.1%, 60대 이상은 41.7% 순이었다.
대신 40대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교육비'를 지출하겠다는 응답이 11.6%로 '식료품비'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시민단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오건호 공동 운영위원장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식료품비와 공과금 납부는 가정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지출"이라며 "긴급재난지원금을 매달 정기적인 지출 예상이 가능한 식료품비와 공과금 납부에 쓰겠다는 건 그만큼 많은 가구들이 일상적인 가계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지자체에서 지급된 지역화폐의 경우 공과금 납부가 불가능하다. 여론조사의 문항 분류는 통계청 소비지출 항목을 참고해 구성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공과금 납부 가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해당 항목을 포함했다.
▲ 경기도가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현장 신청이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화서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접수창구 앞에 시민들이 선불카드를 신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3개월 내 수령 안하면 기부로 간주
정부는 지난 23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 100%에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필요한 재원은 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할 경우에는 기부금 세액공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3개월 안에 국민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하지 않을 경우 기부에 동의한다고 간주해 환수할 계획이다.
국회에서 29일 추가경정예산안이 계획대로 통과되면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5월 4일부터 현금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국민에게 5월 13일부터 현금이 아닌 상품권 등 다른 형태의 지급 방식으로 지급한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0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