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평균 주택가격이 8억원을 돌파했다. 2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2월 서울의 주택 종합 평균 매매가격은 8억975만원으로, 전월(7억9천741만원)보다 1천234만원 오르며 처음 8억원을 넘겼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2008년 뉴타운 선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의 대표적인 부동산 대책 공약 중 하나인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서울시민들은 찬성 여론이 반대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또다른 대표 공약인 토지임대부주택을 확대해 분양가를 대폭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잘 모르겠다'는 유보 응답도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에는 기대감을 표하면서,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논쟁적인 분위기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공식 선거운동 시작 하루 전날인 24일(수)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토지임대부 주택 확대와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찬반을 각각 물었다. 이 내용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핵심 방안들이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귀하께서는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해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은 개인이 소유하여 분양가를 대폭 낮추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얼마나 찬성하십니까? 또는 반대하십니까? (보기 1~4 순/역순)
1. 매우 찬성한다
2. 찬성하는 편이다
3. 반대하는 편이다
4. 매우 반대한다
5. 잘 모르겠다
Q. 귀하께서는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의 재개발 재건축을 대폭 활성화하여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얼마나 찬성하십니까? 또는 반대하십니까? (보기 1~4 순/역순)
1. 매우 찬성한다
2. 찬성하는 편이다
3. 반대하는 편이다
4. 매우 반대한다
5.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민간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응답은 찬성이 61.1%, 반대가 26.0%로 나타났다(잘 모름 12.9%). 찬성이 반대의 2배가 넘는 결과다. 4점 척도로는 "매우 찬성한다" 30.4%, "찬성하는 편이다" 30.6%, "반대하는 편이다" 13.7%, "매우 반대한다" 12.3%였다.
반면 토지임대부주택 확대에 대해서는 찬성 37.6% - 반대 39.9%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5%p) 내에서 팽팽하게 갈렸는데, '잘 모름' 응답도 22.4%로 높게 나타났다. 4점 척도로는 "매우 찬성" 15.9%, "찬성하는 편" 21.7%, "반대하는 편" 16.3%, "매우 반대" 23.6%였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모든 계층에서 찬성이 반대 압도... 40대도, 진보층도 "찬성"
민간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적극 내세우는 쪽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다. 그는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울시 방침(재건축·재개발 규제)을 바꿀 수 있다"(한국일보 인터뷰 3월 8일자)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확보하겠다는 물량이 18만5000호로, 오 후보가 내놓은 '5년간 36만호' 공약 중 비중이 가장 크다.
민간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대해 모든 계층에서 찬성이 반대보다 높았다. 오세훈 후보 지지층(찬성 69.9% - 반대 18.6%)은 물론 박영선 후보 지지층(51.4% - 35.8%)도 찬성이 많았다. 국민의힘(74.0% - 16.6%) 지지층은 압도적 찬성이었고, 민주당 지지층(55.5% - 33.4%) 역시 찬성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념성향별로도 찬성이 보수(66.3%), 중도(63.9%), 진보(56.5%)를 가리지 않고 절반 이상이었다.
연령별로도 60세 이상은 무려 찬성 응답이 73.8%에 달했으며(반대 16.7%), 이후 50대(찬 61.7% - 반 26.6%), 30대(60.8% - 28.2%), 18·19세 포함 20대(51.8% - 26.5%), 40대(51.4% - 36.6%) 순으로 찬성이 높았다.
[토지임대부주택 확대] 계층별로 찬반 갈라진 가운데, "잘 모름" 22.4%
박영선 민주당 후보라고 해서 민간의 재개발·재건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박 후보는 여의도와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만 공공주택 단지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23일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초청 토론회)고 단서를 달았다. '공공분양주택 30만호'라는 제목에서 보듯 박 후보는 공공 주도 공급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국유지·시유지에서 땅을 장기간 임대해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의 토지임대부주택으로 분양가를 크게 낮추겠다는 것이 주택 공급 방안 중 핵심이다.
토지임대부주택 확대에 대해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계층별로 찬반이 갈리는 모습이다.
박영선 후보 지지층(찬 64.3% - 반 12.4%)과 오세훈 후보 지지층(찬 20.1% - 반 59.6%)의 찬반 분포는 거의 반대로 대칭을 이뤘다. 민주당 지지층(61.9% - 13.0%)과 국민의힘 지지층(20.6% - 62.8%)도 마찬가지다. 정의당 지지층은 찬성(68.5%)이 높았고, 국민의당 지지층은 반대(49.2%)가 많았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은 찬성이 59.3%인 반면, 보수층은 반대가 54.9%였다. 중도층은 찬 33.0% - 반 46.1%로 반대로 기울었다.
연령대로는 40대(찬 48.7% - 반 29.8%)와 50대(44.0% - 36.9%)에서는 찬성이, 반대로 30대(30.7% - 49.8%)와 20대(27.3% - 41.0%)는 반대가 우세했다. 60세 이상은 찬성 37.7% - 반대 41.7%로 팽팽했다.
주목할 점은 '잘 모름' 응답이 높게 나왔다는 것인데, 특히 20대의 31.7%, 여성의 27.0%, 민주당 지지층의 25.1%, 국민의당 지지층의 31.4%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토지임대부주택에 대해 내용 자체를 잘 모르거나 또는 알더라도 체감이 안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응답률 11.0%)으로 유무선(유선 10%, 무선 9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유선전화는 임의전화걸기(RDD)로, 무선전화는 이동통신사 제공 휴대전화가상번호(안심번호)에서 표본을 추출했다. 2021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해 통계를 보정했고(림가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조사 결과 자료는 오른쪽 '자료보기'를 클릭하거나,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