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은 표정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미래통합당의 비례투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응해 더불어민주당은 시민사회와 일부 친민주당계 인사가 외곽에서 추진중인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만약 참여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지지층은 어떻게 움직일 것이며, 중도층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오마이뉴스>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우리 국민 전체는 찬성(40.9%)보다 반대(48.5%)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6%p 차이로, 오차범위(±3.1%p)를 벗어난 수치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절대 다수(78.4%)는 찬성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역시 절대 다수가 정당투표에서 그 정당을 찍겠다고 응답했다. 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은 정당투표에서 최대 39.6%까지 나왔다.
민주당이 시민사회와 소수정당이 추진하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12일 전 당원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하루 전날인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응답률 6.9%)을 대상으로 몇가지 상황을 상정한 비례대표 정당투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정치개혁연합', 우희종·최배근 교수가 주도하는 '시민을 위하여', 정봉주·손혜원 전·현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 등 다양한 형태의 여권 성향 비례정당이 민주당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다음 세 가지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Q. [비례대표 정당투표 ① : 현재 상황] 선생님께서는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시겠습니까? (선택지 1~5번 로테이션)
1번. 더불어민주당 / 2번. 미래한국당 / 3번. 정의당 / 4번. 민생당 / 5번. 국민의당 / 6번. 기타 정당 / 7번. 없다 / 8번. 잘 모르겠다
Q. [비례대표 정당투표 ② : 시민을 위하여+정치개혁연합(민주당 참여)] 이번에는 다음과 같은 정당이나 단체에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한다면, 어디에 투표하시겠습니까? (선택지 1~6번 로테이션)
1번. 미래통합당이 참여하는 미래한국당 / 2번. 정의당 / 3번. 민생당 / 4번. 국민의당 / 5번. 정봉주·손혜원 주도 열린민주당 / 6번.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시민을 위하여'와 '정치개혁연합' 통합 정당 / 7번. 기타 정당 또는 단체 / 8번. 없다 / 9번. 잘 모르겠다
Q. [비례대표 정당투표 ③ : 시민을 위하여+열린민주당+정치개혁연합(민주당 참여)] 만약 다음과 같은 정당이나 단체에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한다면, 어디에 투표하시겠습니까? (선택지 1~5번 로테이션)
1번. 미래통합당이 참여하는 미래한국당 / 2번. 정의당 / 3번. 민생당 / 4번. 국민의당 / 5번.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시민을위하여·열린민주당·정치개혁연합의 통합 정당 / 6번. 기타 정당 또는 단체 / 7번. 없다 / 8번.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여권발 비례연합정당이 실제로 출범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여당 지지층의 80% 정도가 따라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가지 상황의 정당투표] 36.0%... 38.4%... 39.6% 여권 표 더 결집
ⓒ 고정미
여권발 비례연합정당이 출범하지 않을 경우(현 상황대로 정당투표),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36.0%, 미래한국당은 32.8%였다. 이후 정의당 7.8%, 국민의당 5.1%, 민생당 1.5% 순이었다.
시민을위하여+정치개혁연대 통합정당(이하 시민·정개련 통합당)에 민주당이 합류하고 열린민주당은 별도로 나설 경우, 시민·정개련 통합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30.1%, 열린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8.3%로 나타났다. 미래한국당은 32.4%로 이전과 비슷했다. 정의당은 8.3%, 국민의당 5.1%, 민생당 2.1%를 기록했다.
시민을위하여+열린민주당+정치개혁연합 통합정당(이하 시민·열린·정개련 통합당)에 민주당이 참여할 경우, 이 정당을 찍겠다는 응답이 39.6%로 나타났다. 미래한국당은 31.4%를 기록했으며, 정의당은 7.7%, 국민의당 6.7%, 민생당 1.5% 순이었다.
이 결과는 기사의 첫머리에서 던졌던 질문에 대해 몇가지 실마리를 준다. 우선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더라도 지지층의 이탈 조짐은 없었으며 오히려 더 결집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 상황대로 정당투표가 진행될 때 민주당의 득표율은 36.0%이었는데, 두 번째 경우 시민·정개련 통합당(민주당 참여)과 열린민주당의 득표율 합은 38.4%로 (오차범위 안이지만) 더 높아졌다. 세 번째 경우 시민·열린·정개련 통합당(민주당 참여)은 39.6%로 두번째 경우보다도 더 상승했다.
이는 민주당 지지층에 대한 분석에서도 확인된다. 현 상황대로 투표할 경우 민주당 지지층의 75.0%가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을 찍겠다고 답했다. 두 번째 경우에는 민주당 지지층의 62.5%가 시민·정개련 통합당(민주당 참여)을, 17.0%가 열린민주당에 표를 던지겠다고 응답해 총 합이 79.5%로 상승했다. 세 번째 경우에는 민주당 지지층 중 시민·열린·정개련 통합당(민주당 참여)에 정당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이 82.7%에 달했다. 민주당이 자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더라도 지지층은 그대로 또는 더 결집해 이동하는 양상이다.
두 번째는 다른 정당이나 무당층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미래한국당은 세 경우에 32.8%, 32.4%, 31.4%를 기록했고, 정의당은 7.8%, 8.3%, 7.7%의 변화만 보였다. 국민의당은 5.1%~6.7% 사이에 있었고, 민생당은 어느 경우에도 비례의석 문턱인 3%를 넘지 못했다. 무당층(없음+잘모름) 역시 10.3%, 10.4%, 9.9%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세 번째는 중도층의 움직임이다. 중도층 역시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더라도 큰 변화가 없었다. 가장 숫자가 많은 범중도(중도보수+중도+중도진보)층에서 현 상황대로 투표할 경우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36.3%였다. 민주당이 어떤 형태로든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두번째와 세번째의 경우 범중도층에서 정당투표 시 민주당을 선택한 비율은 각각 38.0%(28.9%+9.1%), 38.6%였다.
[비례연합정당 참여 딜레마] 민심과 당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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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밝혔듯이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에 대한 여론은 찬성보다 반대가 많았다(반 48.5% - 찬 40.9%). 광주/전남북을 제외한 수도권과 영남, 충청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높았다. 연령별로도 50대와 60대 뿐 아니라 20대(18·19세 포함)에서도 반대가 많았다. 특히 진보층과 보수층이 찬성과 반대로 갈리는 가운데 범중도(중도보수+중도+중도진보)층이 반대 53.1% - 찬성 38.6%로 반대가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도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한 다른 모든 정당지지층에서 반대가 많았다. 오직 민주당 지지층만 찬성이 78.4%로 압도적이었고, 반대는 14.8%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매우 찬성"이 43.3%에 달해, 찬성의 강도도 셌다.
[총선 프레임 공감도] "정부 여당 심판" 42.8% vs. "보수 야당 심판" 45.2%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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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4월 총선에서 "정부여당을 심판해야 한다"와 "보수야당을 심판해야 한다" 두 의견 중 어느 것에 더 공감하느냐를 묻는 질문에는 양쪽 응답이 팽팽했다. '보수야당 심판론' 45.2% - '정권 심판론' 42.8%로 보수야당 심판 프레임이 살짝 높게 나타났지만 둘의 차이가 2.4%p에 불과해 오차범위 안에 있었다.
지역별로는 호남과 서울 지역은 보수야당 심판론이, 충정과 TK 지역은 정권 심판론이 우세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는 보수야당 심판론이, 60세 이상은 정권 심판론이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과 미래통합당 지지층이 확 갈리는 가운데, 정의당 지지층의 67.2%는 보수야당 심판론을, 국민의당 지지층의 67.0%는 정권 심판론에 더 공감했다. 진보층과 보수층이 역시 갈리는 가운데, 범중도(중도보수+중도+중도진보)는 양쪽이 팽팽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이 조사해 응했으며, 응답률은 6.9%(무선 8.4%, 유선 4.0%)다.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선정했고, 통계보정은 2020년 2월 행정안전부 국가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 '정치개혁 위한' 연합정당 제안 기자회견 2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사단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 기자회견에서 하승수 변호사(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플랫폼 정당의 '최후통첩'..."오는 12일까지" 플랫폼 비례연합정당 '시민을위하여' 우희종(왼쪽) · 최배근 공동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양당 지도부에 오는 12일까지 비례연합 참여 의사 최종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 기자간담회 연 손혜원-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인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손혜원 의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