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여당과 범야권 각각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 조사한 결과, 여당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독주, 범야권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5~ 6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805명(응답률 8.1%)에게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4명을 제시하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박영선 장관이 25.1%로 1위, 박주민 의원이 13.0%로 2위로 나타났다. 이어 우상호 의원이 7.4%,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4%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박영선 장관은 48.9%를 기록해 박주민(22.4%)·우상호(11.2%) 의원을 크게 앞섰다. 박 장관의 독주 상황이라고 할만 하다.
하지만 박 장관을 선택한 이들보다 더 많은 34.5%가 "적합한 후보가 없다"고 응답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잘 모르겠다" 응답도 12.6%였다. 두 응답을 합하면 절반에 육박한다. 전체적으로 여권 후보군에 대한 평가가 낮거나 관심도가 떨어짐을 나타낸다.
반면 범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8명을 제시하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오세훈 전 시장이 18.5%로 1위, 나경원 전 의원이 17.2%로 2위, 금태섭 전 의원이 11.1%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조은희 서초구청장(7.8%),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5%),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4.5%), 김선동 전 미래통합당 의원(2.5%),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2.0%) 순이었다. '기타 인물'은 4.2%, '없음' 19.5%, '잘모름' 7.7%였다.
최근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다른 당에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금태섭 전 의원이 두자릿수 3위를 기록한 점이 주목된다. 또한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오세훈-나경원 경쟁 구도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여야를 합해 12명의 선택지를 제시한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에서는 야권 1위가 나경원 전 의원(15.5%)이었고 오세훈 전 시장(14.9%)은 야권 2위였는데, 야권만 따로 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1·2위 자리가 바뀌었다. 두 결과 모두 오차범위 안 팽팽한 접전이다.
국민의힘 지지층만 따로 보면 나경원 전 의원(36.5%)이 오세훈 전 시장(24.5%)을 10%p 이상 앞선 것으로 나왔다. 보수층에서도 나 전 의원(27.6%)이 오 전 시장(24.3%)보다 높았다. 반대로 중도층(오 19.1% - 나 17.3%)에선 오 시장이 약간 우세했고, 국민의당 지지층(오 35.3% - 나 22.3%)에겐 오 전 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전통적 지지층에는 나경원 전 의원이, 외연 확장에는 오세훈 전 시장이 우세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5명을 대상(응답률 8.1%)으로 유무선(유선 20%, 무선 8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유선전화는 임의전화걸기(RDD)로, 무선전화는 이동통신사 제공 휴대전화가상번호(안심번호)에서 표본을 추출했다. 2020년 1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해 통계를 보정했고(림가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조사 결과 자료는 오른쪽 '자료보기'를 클릭하거나,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