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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사면 찬반 여론은 단 0.3%p 차이로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찬반의 강도는 사면 찬성보다 사면 반대 쪽이 더 강했다.
<오마이뉴스>는 5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총 통화 7420명, 응답률 6.7%)을 대상으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최근 정치권에서 이명박, 박근혜 사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얼마나 찬성하십니까, 또는 반대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1. 매우 반대한다
2. 반대하는 편이다
3. 찬성하는 편이다
4. 매우 찬성한다
5.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반대 48.0%, 찬성 47.7%로 나타났다(잘 모름 4.3%). 불과 0.3%p 차이 밖에 나지 않는 거의 같은 수치다(오차범위 95% 신뢰 수준에서 ±4.4%p).
4점 척도로 살펴보면, "매우 반대"가 35.6%로 가장 높았고, "반대하는 편"이 12.4%를 기록했다. "매우 찬성"은 27.5%로 두번째였으며, "찬성하는 편"은 20.2%였다. 반대와 찬성 모두 극단으로 갈리는 가운데 찬성보다 반대가 더 강하게 쏠리는 모양새다.
세대별, 지역별, 진영별 모두 갈라져
20~40대 '반대' 우세, 60~70대 '찬성' 우세... 40대 "매우 반대" 53.1%
국민의힘 지지층 '찬성' 81.4%, 민주당 지지층 '반대' 88.8%
조사결과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세대 및 지역별로 극명히 나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20~40대는 사면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반대로 60~70세 이상은 사면 찬성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40대와 20대, 30대의 반대 응답은 각각 63.7%, 59.1%, 51.6%에 달했다. 특히 40대는 "매우 반대"가 53.1%로 절반을 넘겼으며, 30대도 47.1%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60대와 70세 이상은 찬성 응답이 모두 68.1%를 기록했다. 이 세대는 "매우 찬성" 응답이 모두 40%대(40.0%, 46.6%)를 기록했다. 50대는 찬성 48.2% - 반대 48.0%로 팽팽했다.
권역별로는 광주·전라와 인천·경기 지역에서는 사면 반대 응답이 각각 76.6%, 57.1%로 높았다. 특히 광주·전라에서는 "매우 반대"가 56.9%에 달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과 대전·세종·충청, 대구·경북에서는 사면 찬성 응답이 각각 66.6%, 58.3%, 56.8%로 우세했다. 서울의 경우 찬성 49.0% - 반대 47.6%로 불과 1.4%p 차이로 팽팽했다.
진영별로는 더욱 확연히 갈렸다. 민주당 지지층은 88.8%가 사면에 반대한다고 밝혔는데, "매우 반대"가 71.3%에 달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거꾸로 81.4%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찬성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매우 찬성" 49.8%, "찬성하는 편" 31.6%).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층은 89.1%가 반대 응답을, 부정 평가층은 73.1%가 찬성 응답을 선택했다.
이념적 진보층은 반대 75.1% - 찬성 21.2%로 반대가 압도적이었고, 거꾸로 보수층은 반대 32.1% - 찬성 67.5%였다. 중도층은 반대 43.5% - 찬성 51.0%로 오차범위 내에서 비등했다.
이낙연의 '국민통합' 승부수
▲ 왼쪽부터 이명박씨, 박근혜 전 대통령. ⓒ 오마이뉴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이명박, 박근혜 사면 이슈가 각 정치진영은 물론 세대별, 지역별로 확연히 갈라지는 매우 민감한 이슈임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론 찬반이 팽팽하지만 30~40대, 진보층, 민주당 지지층 등 여권 핵심 지지층은 매우 강하게 반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해 벽두 이 이슈를 던진 주인공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다. 그는 당 대표로서는 신속히 논란을 봉합했지만, 개인으로서는 '사면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가 실시된 날인 5일 <MBN 종합뉴스> 인터뷰에서도 "국난을 극복하려면 국민의 힘이 모아져야 하는데, 지금은 국민이 둘로 갈라져 있다"며 "어떻게 하나로 모을 것이냐 하는 숙제, 그 큰 틀에서 저의 고민과 충정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와 사전 교감설'엔 선을 그으면서도 "제가 총리로 일할 때부터 대통령의 생각이 어디에 계시는지를 짐작해온 편"이라고 덧붙였다.
정확히 여론이 갈리는 지점에서 이 대표는 '국민통합'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설득에 성공할 것인가, 외면받을 것인가. 승부수는 던져졌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0년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