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국민의힘 홍준표, 윤석열, 유승민, 원희룡 대선경선 후보가 지난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50% 반영될 국민여론조사가 '본선 경쟁력을 묻는 4지선다형'으로 결정된 가운데, 유사한 문항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준표가 윤석열을 오차범위를 넘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윤석열이 홍준표를 큰 폭으로 앞섰다.
또한 기존 윤석열 측에서 주장했던 '가상 양자대결을 통한 후보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윤석열·홍준표 모두 이재명보다 앞섰지만, 격차는 윤석열보다 홍준표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5일(월)~26일(화)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35명(3만7755명 접촉, 응답률 5.4%)을 대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설 국민의힘 후보 4인의 경쟁력을 조사했다. 조사는 4지선다형과 가상 양자대결 방식 두 가지를 모두 실시했다.
[4지선다형] 홍준표 38.2% > 윤석열 33.1% > 유승민 10.9% > 원희룡 4.1%
조사를 실시한 4지선다형 문항은 아래와 같다.
Q. 귀하께서는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다음 중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4번 로테이션)
1. 원희룡
2. 유승민
3. 윤석열
4. 홍준표
5. 없다
6.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38.2%로 홍준표 후보(국회의원)가 1위, 33.1%로 윤석열 후보(전 검찰총장)가 2위를 기록했다. 둘의 격차는 5.1%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2%p)를 넘어서서 홍준표가 윤석열을 앞섰다. 유승민 후보(전 국회의원)는 10.9%로 3위, 원희룡 후보(전 제주도지사)는 4.1%로 4위에 머물렀다. 부동층은 13.8%('없음' 9.5% + '잘 모름' 4.3%)였다.
권역별로 홍준표는 광주·전라(홍 45.2%-윤 21.6%)에서 강세였고, 서울(38.7%-31.2%)과 인천/경기(36.4%-30.5%)에서도 다소 우세했다. 윤석열은 대전/세종/충청(32.3%-37.0%)에서 다소 우세했다. 대구/경북(40.0%-38.0%), 부산/울산/경남(40.6%-39.5%), 강원(40.9%-41.2%)에선 홍준표-윤석열 접전 양상이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홍준표, 높을수록 윤석열' 구도도 나타났다. 18·19세 포함 20대(홍 49.5%-윤 17.5%), 30대(44.6%-22.9%), 40대(37.4%-27.3%)에서는 홍준표가, 60대(29.4%-46.0%)와 70세 이상(33.2-48.7%)은 윤석열이 강세였다. 50대는 홍준표 34.4%-윤석열 39.2%로 비슷했다.
이념 성향별로 보수층(35.3%-52.2%)은 윤석열 우세였지만, 중도층(41.5%-32.4%)은 홍준표가 다소 앞섰다. 진보층은 홍준표 38.3%-유승민 21.3%-윤석열 15.3%-원희룡 4.2%로 분산됐다.
국민의힘 지지층(n=890)만 살펴보면 윤석열이 과반인 55.6%를 기록해 1위였다. 홍준표는 34.5%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n=653)은 홍준표 45.1%, 유승민 19.9%, 윤석열 9.3%, 원희룡 4.9% 순이었다. 무당층(n=139)은 홍준표 37.1%, 윤석열 18.8%였다.
[가상 양자대결] 홍준표 > 이재명 5.5%p 격차... 윤석열 > 이재명 4.4%p 격차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경선 후보 4명이 일 대 일로 맞붙는다고 가정한 양자대결 문항은 아래와 같다.
Q. 만약 이번 대선에서 (A)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B)○○○ 국민의힘 후보가 대결한다면, 귀하께서는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 (B 자리에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넣고 네 번 질문 / A, B 질문 순서 및 선택지 1~2번 로테이션)
1. 이재명
2. ○○○
3. 없다
4.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이재명 대 홍준표 가상대결은 홍준표 44.4% - 이재명 38.9%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를 벗어난 5.5%p 격차 홍준표 우위다. (없다 14.2% / 잘 모름 2.5%)
이재명 대 윤석열 가상대결은 윤석열 45.3% - 이재명 40.9%였다. 역시 윤석열 우위이고 수치 자체는 윤석열이 홍준표보다 높게 나왔지만, 이재명과의 격차는 4.4%p로 딱 오차범위에 걸쳐있다. (없다 11.6% / 잘 모름 2.3%)
이재명 대 원희룡은 원희룡 43.8% - 이재명 40.1%로 원희룡이 3.7%p차로 앞섰다.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이재명 대 유승민은 이재명 40.0% - 유승민 36.1%로 이재명이 3.9%p차로 앞섰다. 역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네 후보 중 유일하게 이재명이 앞서는 결과다.
일반여론조사는 홍준표 우세... 당원투표는? 조직력과 신규 당원 등 변수 많아
이번 여론조사는 다음 주 초에 이루어지는 국민의힘 본경선 일반여론조사(50% 반영)에서 홍준표 후보가 확실히 유리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홍 후보는 4지선다형 뿐 아니라 윤석열 후보 쪽에서 주장했던 가상 양자대결 방식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홍 후보가 최종 승기를 잡았다고 하기는 힘들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여전히 홍 후보보다는 윤 후보에게 쏠려있음이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나머지 50%가 반영되는 당원투표는 일반여론조사와 다른 양상일 가능성이 여전하다.
변수는 많다. 최근 그 영향력이 약화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선 전통적으로 당협위원회 단위의 조직력이 중요하게 작용해왔다. 이준석 당대표를 선출한 지난 6.11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이 여론조사(30% 반영)에서 58.76% - 28.27%로 압도하면서 승리했지만, 당원투표(70% 반영) 결과는 37.41% - 40.93%로 나경원에 뒤졌다.
최근 투표권자 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6.11 전당대회 당시 책임당원은 약 27만8000여 명이었다.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11.5 전당대회에서는 지난 9월 말까지 가입한 책임당원들까지 투표권을 갖게 된다. 이 기간 사이에 입당한 신규당원은 약 26만5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당비 미납자를 제외하더라도, 거의 2배에 가깝게 당원이 늘어난 셈이다. 기존 당원과 신규 당원의 투표 경향이 일치할지, 어긋날지도 이번 본경선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무선(90%)·유선(1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1년 9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