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이 상승하고 윤석열이 하락하면서 1·2위가 뒤집혔다. 이낙연이 횡보하는 사이 홍준표가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면서 3·4위도 뒤바뀌었다. 9월 2주차 정례 조사 결과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6일(월)~7일(화)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19명(3만6916명 접촉, 응답률 5.5%,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2%p)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경기도지사)가 27.0%를 기록하며 선두에 올랐다. 2주 전 조사보다 2.1%p 오르며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을 뿐 아니라, 2021년 2월 조사 이후 7개월여 만에 1위 탈환이다. (아래 호칭은 첫 번째만 표기 후 생략)
이재명은 광주·전라(▲6.5%p)와 서울(▲4.5%p), 대전·세종·충청(▲3.7%p), 인천·경기(▲2.8%p), 부산·울산·경남(▲2.7%p), 50대(▲8.0%p)와 60대(▲4.1%p), 무당층(▲6.2%p)과 진보층(▲4.4%p) 등에서의 상승이 오름세에 기여했다. 민주당 지지층(▲2.8%p) 내 선호도 역시 53.8%로 과반을 이어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전 검찰총장)는 직전 조사에 비해 2.3%p 빠진 24.2%를 기록하면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약 6개월만이다. 다만, 이재명-윤석열 격차는 오차범위 안인 2.8%p다. 윤석열은 호남(▼7.2%p)과 충청권(▼4.7%p), 인천·경기(▼4.4%p), 50대(▼6.7%p)와 60대(▼5.1%p), 20대(▼2.3%p), 진보층(▼5.3%p)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선호도가 5.2%p 하락하면서 48.6%를 기록, 과반이 붕괴됐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국회의원)는 15.6%(▲7.5%p)로 지난 조사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상승하며 3위로 올라섰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했다. 홍준표의 선호도는 대구·경북(▲11.9%p)와 인천·경기(▲9.0%p), 대전·세종·충청(▲8.3%p), 부산·울산·경남(▲8.0%p), 20대(▲14.1%p)와 40대(▲7.9%p), 50대(▲7.5%p), 보수층(▲13.7%p)과 중도층(▲8.6%p) 등 대부분 계층에서 고루 올랐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 내 선호도(▲15.9%p)가 30.1%로 두 배 가까이 오른 점이 주목된다.
이낙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국회의원)은 직전 조사 때와 비슷한 13.7%(▲0.9%p)를 기록했지만, 홍준표의 급상승으로 4위로 내려앉았다. 이낙연의 민주당 지지층 내 선호도는 31.4%로 직전 조사와 동일했다.
그 다음은 추미애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전 법무부장관)로 3.3%(▼0.4%p)였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전 감사원장)는 2.2%(▼1.8%p)로, 직전 조사에서 2.1%p 떨어진 이후 계속 하락세다.
이어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전 국회의원) 2.1%(▼1.0%p),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1.8%(▼1.1%p),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1.5%(-), 정세균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전 국무총리) 1.1%(▼0.6%p), 황교안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전 미래통합당 대표) 1.0%(▼0.1%p),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전 제주도지사) 0.9%(▲0.3%p),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0.7%(▲0.1%p) 순이었다. 첫 등장한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는 0.5%를 기록했고, 박용진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0.1%p)와 김두관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0.2%p) 모두 0.2%로 그 뒤를 이었다.
'기타인물'은 0.6%(▼0.3%p), '없음'은 2.1%(▼1.2%p), '잘 모름'은 1.4%(▲0.1%p)였다.
[진영 선호도] 범보수·야권 48.5% vs. 범진보·여권 47.4%
범보수·야권 주자군(윤석열·홍준표·최재형·유승민·안철수·황교안·원희룡·김동연)의 선호도 총합은 이전보다 0.9%p 하락한 48.5%였다. 범진보·여권 주자군(이재명·이낙연·추미애·정세균·심상정·이정미·김두관·박용진)의 선호도 총합은 직전 조사보다 2.2%p 상승한 47.4%였다. 직전 조사에서 4.2%p였던 양 진영의 격차는 1.1%p로 줄었다.
[연령 X 성 교차 분석] 홍준표의 상승 동력은 '20대 남성'
이번 조사 결과를 연령별X성별 교차분석을 해보면, 2강 2중 후보군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이 드러난다.
급상승한 3위 홍준표의 핵심 동력은 20대 남성이다. 이 계층에서 홍준표의 선호도는 47.2%로 독보적이었다. 직전 조사에서 이 계층의 선호도는 21.2%였으므로, 2주만에 두배 이상 상승한 결과다. 또한 홍준표는 30대 남성(27.4%)과 40대 남성(21.6%)에서 선전했다.
반면 당내 경쟁관계인 윤석열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강세다.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과 겹쳐진다.
1위 이재명은 40~50대와 30대 남성에서 강세다. 반면 당내 경쟁관계인 이낙연은 이재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30대 여성과 20대 여성에서 뚜렷한 우세를 보였다.
[전문가 시선] 윤석열의 하락과 홍준표의 약진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이낙연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 오마이뉴스
홍준표 약진에 대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석열의 선호도가 빠지는 것보다 홍준표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게 더 높다"라고 짚으면서 "보수 지지층과 여권 지지층 모두가 개입한 것을 봐야 한다. 야권 전체 파이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좀처럼 흔들리지 않던 윤석열의 선호도가 하락한 데 대해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서 자꾸 의혹들이 쌓이는 게 지지층에 불안감을 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까지 범보수·야권 내 1위를 놓칠 정도는 아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건 위험요인으로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역결집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엄 소장은 "고발 사주 의혹 게이트로 지금은 윤석열이 몰리고 있지만, 범보수 야권 지지층이 '윤석열 죽이기'로 받아들이면 추가 다시 기울 수 있다"면서 "윤석열의 '야권 대표성'이 더 강화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90%)·유선(1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1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2018년 11월부터 매월 한 차례 마지막 주에 해오던 <오마이뉴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는 2021년 6월부터 매월 2주와 4주 두 차례 실시하고 있다.
ⓒ 이은영